모범 됐던 ‘김포맘카페’ 이미지 와장창…회원들 ‘절망’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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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방송 캡처.
채널A 방송 캡처.
아동 학대 의심을 받고 맘카페에 신상이 유포된 30대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신상털기에 나섰던 해당 맘카페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2시 50분쯤 김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A 씨(3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14층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유서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한 A 씨의 주머니에는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아동학대 의심을 받은 후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해당 어린이집의 한 원생의 이모인 B 씨는 11일 김포 지역의 한 맘카페에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하며 자신의 조카가 당한 일이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B 씨는 어린이집 소풍에서 조카가 A 씨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교사가 돗자리 흙털기에만 신경을 써서 조카를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현장 상황을 보지 못했고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했다. B 씨는 당시 주변 사람들이 A 씨 행동에 수군거렸고 일부는 A 씨를 나무랐다고 했다.

이후 A 씨의 신상이 공개됐고 해당 어린이집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또 B 씨는 어린이집에 찾아가 A 씨에게 폭언하고 물을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틀 후 A 씨는 사망한 채 발견됐다.

A 씨의 사망 이후 온라인에서는 김포맘카페 일부 회원들의 도 넘은 신상털기, 마녀사냥에 대한 비판이 뜨겁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보육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며 A 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 글도 올라왔다. 현재 해당 청원 글은 17일 오전 8시 기준 7만80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논란이 된 맘카페는 2015년 6월에 개설돼 현재 3만3000여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했다. 특히 비상업화를 선언한 맘카페는 운영비를 제외한 기부금을 복지재단에 기부해오며 타 맘카페에 모범이 돼 왔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사무실을 열고 투명한 카페 운영을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이번 어린이집 교사 사건으로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들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는 해당 맘카페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해당 맘카페 분위기도 절망적이다. 일부 회원들은 "마음이 무겁다", "충격적이다", "맘충카페로 낙인 찍혔다", "우리 카페가 욕 먹으니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나친 마녀사냥을 지양하자', '양쪽 입장을 들어보자' 등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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