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경찰서장 “스리랑카인, 저유소 잔디에 떨어진 풍등 보고 되돌아와”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9일 10시 56분


코멘트

사진=동아일보
사진=동아일보
강신걸 경기 고양경찰서장은 9일 고양 저유소 화재와 관련해 불을 낸 혐의로 체포된 스리랑카 근로자에 대해 “풍등이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자 이를 쫓아가다 저유소 잔디에 떨어진 것을 보고 되돌아왔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강신걸 경찰서장은 이날 고양경찰서 소회의실에서 열린 저유소 화재 피의자 검거 브리핑에서 “고양경찰서는 2018년 10월 8일 불이 붙은 풍등을 날려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공터에 불이 붙도록 한 혐의로 외국인 근로자 A 씨를 검거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경찰서장은 “피의자 A 씨는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와 인접한 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에 불붙여 날아가게 하였고 A 씨가 날린 풍등이 300m 지점의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A 씨에 대해선 “2015년 5월 취업 비자로 입국한 스리랑카 국적의 근로자로 당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중 쉬는 시간에 풍등을 날렸고 저유소 방향으로 날아가자 이를 쫓아가다 저유소 잔디에 떨어진 것을 보고 되돌아왔다고 했고 CCTV 자료 등을 근거로 긴급체포했다”라고 했다.

A 씨는 지난 7일 오전 10시 32분께 고양시 덕양구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풍등을 날려 저유소 시설에 풍등이 떨어지게 해 불이 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날린 풍등은 공사현장에서 불과 300m를 날아간 뒤 추락했으며, 저유소 탱크 바깥 잔디에서 오전 10시 36분께 연기가 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은 18분 뒤인 오전 10시 54분께 일어났다.

이때까지 대한송유관공사 측은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는 휘발유 탱크 외부에는 화재 감지센서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풍등이 휘발유 탱크 바로 옆 잔디밭에 추락하는 장면과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 등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풍등과 저유소 화재 간 인과관계를 정밀 확인하고 재차 합동감식을 진행하는 등 계속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