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워마드 ‘성체 훼손’, 일종의 패륜…상식 밖 ‘혐오 표현’ 정당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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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1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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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마드
사진=워마드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의 ‘성체(聖體) 훼손’ 논란과 관련, “약자의 강자에 대한 ‘혐오감’은 정당할 수는 있지만 인류의 상식과 보편윤리에서 벗어나는 ‘혐오 표현’은 어떤 궤변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게다가 저 워마드 회원이 자기 부모가 신봉하는 종교의 성물을 모독한 것은 ‘패륜’이기도 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10일 남성 혐오, 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사이트로 알려진 워마드의 자유게시판에는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부모에게 강제로 끌려 성당에 갔다며, 성당에서 받아온 성체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하고 불로 태워 훼손한 듯한 사진을 게재했다. 성체는 축성된 빵의 형상을 띠고 실제적으로, 본질적으로 현존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일컫는다.

전 씨는 “워마드 회원이 천주교 성체를 모독하고 그걸 사진으로 찍어 다른 회원들과 공유했다는 기사를 보니, 아침부터 기분이 씁쓸하다”며 “남의 종교 성물을 모독하는 건 ‘반문명적’이며 ‘반지성적’ 행위라는 건 현대의 ‘상식’이다. 이런 게 가장 두드러지는 ‘혐오’ 표현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혐오에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혐오’가 뭔지도 모르는 저 처참한 무지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며 “아니, 그보다도 ‘강자에 대한 약자의 혐오는 정당하다’고 저런 행위를 부추겼던 지식인 무리를 향한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고 분개했다.

이어 “신성모독, 탈코르셋운동, 가족 해체 주장 등은 100년 전에도 나왔다”며 “그때 그 주장들이 어떤 경과를 거쳐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지금 한국의 자칭 ‘급진 페미니즘’이 지닌 근본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 씨는 “무슨 일이든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각자’나 ‘선구자’라는 호칭이 붙는다. 그런데 과거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면서 자기가 처음 하는 일인 양 착각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이름은 ‘바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성가족부가 할 일은 저들을 준열히 꾸짖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라는 이름을 ‘여성부’로 바꾼다 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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