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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문화예술계 여성 58% “성폭력 피해”

입력 2018-06-20 03:00업데이트 2018-06-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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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단 “징계 권고-수사 의뢰” 문화예술계 여성 종사자 10명 가운데 6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은 19일 “문화예술계 종사자 설문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2478명)의 57.7%(1429명)는 ‘성희롱·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1240명 가운데 84명(6.8%)이 그렇다고 답했다. 특별조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함께 만들어 3월 12일부터 100일간 운영됐으며 이날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가해 유형으로는 ‘음란한 이야기·성적 농담을 하는 것’(41.4%)과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평가’(38.9%) 등 언어적 폭력이 많았지만, ‘예술 활동과 상관없이 신체접촉을 하거나 요구’(34.7%),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행위’(21.5%) 등 신체적 폭력도 상당했다. 가해자로는 선배 예술가, 기획자·감독 등 상급자, 대학교수, 강사 등이 지목됐다.

조사단은 특별 신고·상담센터에 175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으며, 총 36건을 조사해 그 중 일부를 가해자 소속 기관에 징계를 권고하거나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학생에게 키스를 해 성추행 논란이 인 대학교수, 직원이나 배우 지망생을 상습 성추행했다고 지목된 대표이사·광고감독·단역배우 등이 수사 의뢰 대상이다. 직원을 상습 성추행한 한 영화배급사 이사에게는 손해배상 및 특별 인권교육 수강이 권고됐다. 사건 발생 뒤 재발 방지 대책이 미흡한 한 예술계 대학은 감독기관에 감사를 의뢰했다.

조영선 조사단 단장은 “피해 신고 건수가 예상보다 적고, 법적 시효가 지난 사건의 신고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문화예술계가 여전히 피해자가 바로 신고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는 걸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성희롱·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공적 지원 배제, 표준계약서에 예방조치 포함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우성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문체부 내 전담 기구 신설과 예술가의 지위·권리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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