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이후 고소득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창의적인 교육을 유도하려는 취지의 자유학기제가 오히려 소득계층 간의 학력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유학기제가 사교육 투자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된 이후 월소득 600만 원 이상 고소득 가정의 중학생 사교육비가 연 179만 원 늘어났다. 이들 가정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비율 역시 이전보다 15.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국내 전체 중학생의 연간 사교육비는 자유학기제 도입 전보다 12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0.4%포인트 증가하면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는 월소득 600만 원 미만 가정의 중학생 사교육비가 연간 24만 원 줄어드는 등 고소득층을 제외한 나머지 가정이 사교육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중학생 17만8213명의 자료를 전수 분석한 것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교과 사교육 실태만 집계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중학교를 다닐 때 한 학기 동안 중간 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체험활동 비중을 높이는 제도다. 2016년 국내 모든 중학교에 도입됐다. 정부는 앞으로 이 제도를 확대 개편해 ‘자유학년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자유학기 중에는 학생들의 내신 부담이 없어 고소득자일수록 사교육을 통해 자녀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교과수업이 줄어드는 것이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 학생들의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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