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원장 채용청탁 의혹’ 금감원 발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2일 03시 00분


최흥식 원장이 지인아들 은행 추천說
금감원 “하나銀 증거 밝혀달라”
하나銀 “추천은 사실, 점수조작 없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5년 전 지인 아들의 KEB하나은행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관련 자료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최 원장 지인 아들의 채용 과정에 대한 기록이 실제로 남아있는지, 남아있다면 최근 불거진 의혹이 사실인지를 밝혀달라고 하나은행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학 동기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담당 임원에게 이름을 전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이를 단순히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자가 인사 라인에 지인을 추천만 하거나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만으로는 비리라고 볼 수 없다”며 “금감원이 실시한 은행권 채용실태 검사에서도 추천자 명단에 기재된 것만으로는 부정 채용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용비리로 규정하려면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 구체적인 불법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이에 대해 “채용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기록이 남아있는 서버를 건드릴 수 없다”면서도 “당시 인사 담당자들에게 물어보니 최 원장은 합격 여부만 알려 달라는 취지로 얘기했고 채용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점수 조작도 없었다”고 밝혔다. 내부자의 특정인 추천 역시 당시 채용 과정에서 일반적이던 ‘우수 인재 추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최 원장과 하나은행의 해명이 일치하지만 앞으로 하나은행이 최 원장이 추천한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최 원장은 형사처벌을 받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말부터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으며 23일 주주총회에서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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