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 성폭행” 현직 女비서 폭로… 안희정 “정치활동 중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민주당 제명 결정 등 비난 빗발치자
안희정 “용서 구한다”… 충남지사 사퇴


자신의 비서인 김지은 씨(33)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53·사진)가 의혹 제기 하루 만에 도지사직을 사퇴하고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어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비서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안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자신 외에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복수의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던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수행비서를 하다 최근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김 씨는 5일 jtbc에 출연해 “지난 8개월 동안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러시아와 스위스에 안 지사를 수행해 출장을 갔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스위스에선 “아니에요”, “모르겠어요”라고 했는데도 안 지사가 성폭행을 했다고 한다. 또 도청이 있는 충남 홍성에서 서울로 출장 갔을 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안 지사가 성폭행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다 잊어라’,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 풍경만 기억해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올 2월 25일 안 지사가 밤에 불러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언급하면서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았냐”고 한 뒤 성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가 가진 권력이 얼마나 크다는 걸 알기에 늘 그의 기분을 맞추고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6일 페이스북에서는 “모두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성폭행 의혹이 알려진 5일 오후 9시 국회 당 대표 사무실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 지사에 대해 만장일치로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제명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으로 정당에서 당원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 수위다. 민주당은 6일 오전 곧바로 당 윤리심판원을 열어 징계를 의결하기로 했다.

추미애 대표는 회의 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안 지사 관련 보도에 대해 당 대표로서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박성진 기자
#안희정#미투#성폭행#사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