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캄보디아-필리핀 이어… 에티오피아서 봉사활동 구슬땀
건물 벽화작업 등 환경개선 앞장… 케이팝 댄스 등 문화교육도 펼쳐
계명대 국외 봉사단원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부라하느히워트 학교 학생들이 한글 수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인생의 자산을 얻은 기분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훨씬 넓어졌고 모든 일을 신중하게 대하는 태도가 생겼습니다.”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박진규 씨(27)는 최근 에티오피아로 봉사를 다녀온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대표를 맡아 봉사단 32명을 이끌었다.
에티오피아 봉사는 지난해 3월 아프리카 16개국 대사 월례 모임에 신일희 계명대 총장이 참석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재정국장과 코테베 메트로폴리탄대 총장이 봉사활동을 제안했고,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가 계명대를 방문해 정식으로 봉사단 파견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지난달 6일부터 2주간 에티오피아로 떠난 학생들이 봉사를 한 곳은 아디스아바바 부라하느히워트 학교였다. 건물 벽화 작업과 배구장 설치, 놀이터 조성 등 환경 개선뿐 아니라 한글, 태권도 교육과 케이팝 댄스와 같은 문화 교육도 곁들였다.
벽화 작업에 참여했던 시각디자인과 3학년 이채화 씨(23·여)는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나 자신이 훌쩍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문화공연을 진행한 경영정보학전공 3학년 박경태 씨(23)는 “이번 봉사가 인생에서 가장 뜻 깊은 일이었다”고 밝혔다.
봉사단원들은 봉사 기간 동안 현지 교실 바닥에서 침낭을 깔고 잠을 잤다. 식사도 국내에서 가져간 음식 재료로 직접 요리해 해결했다. 에티오피아 봉사단은 오전 6시 기상해 구보로 하루를 시작했다. 시설이 낡아 잠자리가 불편하고 세수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지만 단원들은 뿌듯해했다. 일본어문학전공 4학년 김수진 씨(25·여)는 “일상의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에티오피아 봉사를 하면서 깨달았다”고 말했다.
계명대 국외 봉사단원들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부라하느히워트 학교에서 배구 경기장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에티오피아 봉사단은 2주간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과 교육 활동을 펼쳤다. 현지 아이들과는 정이 들었고, 동료들과도 깊은 우정이 싹텄다. 컴퓨터 6대와 프린터 4대, 학용품을 자비로 구입해 현지 학교에 기부했다. 봉사 마지막 날에는 이별이 아쉬워 눈물을 보인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언론영상학전공 3학년 진현호 씨(25)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테스패이 미첼 부라하느히워트 학교장은 “봉사단 덕분에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특히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봉사단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최근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까지 국외 봉사를 확대하고 있다. 학생들은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 두 차례 국외 봉사를 한다. 첫 국외 봉사는 2002년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벌인 나무심기였다. 이후 네팔과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 15개국에서 3200여 명이 87차례 봉사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번 봉사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이뤄져 의미가 더 컸다. 계명대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26일 라오스를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 캄보디아, 지난달 6일 에티오피아, 9일 필리핀으로 봉사를 떠났다. 봉사단 140명은 나라별로 35명(학생 32명, 교직원 3명)이 한 팀을 이뤄 2주 동안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예술 교육을 했다. 한국 전통무용과 사물놀이 같은 문화 공연도 열었다.
계명대의 국외 봉사단 경비는 교직원들이 2004년 자발적으로 조직한 사단법인 ‘계명1% 사랑나누기’ 후원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직원 900여 명이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4억 원가량을 모은다. 국외 봉사 외에도 저소득층 지원, 불우이웃 김장, 난치병 학생 돕기 등 여러 분야에 후원을 하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국외 봉사와 나눔은 지역과 세계를 향해 빛을 열겠다는 대학의 비전과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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