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건강지킴이로 나선 부천 ‘100세 건강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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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동 등 복지센터內 12곳 운영, 혈압-당뇨 검사 등 만성질환 관리
2016년부터 시민 20만여명 방문… 웃음치료 등 건강특화교육도 실시

전국 최초로 도입된 보건복지 융합형 미니 보건소인 부천 ‘100세 건강실’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매우 높다. 2016년 10곳으로 출발한 100세 건강실은 지난해 2곳이 더 생겼고 올해 1곳 더 늘어난다. 부천시보건소 제공
전국 최초로 도입된 보건복지 융합형 미니 보건소인 부천 ‘100세 건강실’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매우 높다. 2016년 10곳으로 출발한 100세 건강실은 지난해 2곳이 더 생겼고 올해 1곳 더 늘어난다. 부천시보건소 제공
이덕형 씨(70)는 8일 집 근처 부천시보건소 산하 ‘성곡동 100세 건강실’을 2주 만에 찾았다. 우울증과 치매 초기 증세가 있던 이 씨는 100세 건강실 덕분에 활력을 되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혈압 당뇨 골다공증 체성분 검사부터 받는다. 이날도 기본검사를 받고는 청력과 치매 정도를 테스트했다. 하체 근육량이 보통 이하여서 스트레칭을 한 뒤 하체 근력 향상을 위한 맞춤형 일대일 운동 지도를 받았다. 이 씨는 “한 달에 서너 번은 100세 건강실에 온다. 1년 넘게 다녔더니 어느새 우울증뿐만 아니라 치매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는 성곡동을 비롯해 100세 건강실 12개소가 있다. 2016년 7월 전국 최초로 동주민센터를 없애고 만든 광역 동사무소 형태의 행정복지센터(10개소)에 100세 건강실(60m² 안팎)을 마련했다. 스트레스 골밀도 콜레스테롤 측정기를 설치하고 간호사 3, 4명씩을 배치했다. 보건소처럼 의사는 없지만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간이 보건소 체계를 갖췄다. 고령사회에 진입해 이용자가 늘면서 지난해 옥길동과 고강1동에 이어 올 11월 1곳을 더 만든다.

2016년 7월∼지난해 12월 100세 건강실 12곳을 찾은 시민은 20만2390명이었다. 시민들은 기초 건강검진을 받고 각자 증세와 필요에 따라 치매, 우울증 및 산전(産前) 우울증, 임신, 금연 관련 상담도 받는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화상(畵像)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 100세 건강실이 주선해 개안(開眼), 인공관절, 암, 희귀난치병 치료에 드는 의료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100세 건강실은 지역 특성에 맞는 건강증진 특화 프로그램도 펼치고 있다. 영세민 임대아파트가 몰려 있는 성곡동 100세 건강실은 홀몸노인이 많은 주변 여건을 감안해 웃음치료, 낙상 방지, ‘관절튼튼’ 교육을 수시로 진행한다. 상2동 100세 건강실은 지난해 3∼10월 매주 월, 목요일 오후 상동호수공원에서 활력체조 전문강사를 초빙해 주민에게 힐링 체조법을 알려줬다. 경로당, 복지관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건강 프로그램’을 수시로 마련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보건과 복지행정을 융합한 100세 건강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용자 9370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매우 만족’ 88.3%, ‘만족’ 10.3%라고 응답했다. 100세 건강실을 찾은 100명 가운데 98명꼴로 만족한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한종 부천시보건소 100세 건강팀장은 “올해에는 부천 지역 한방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과 협진 체계를 구축해 의사들이 건강 상담을 해주고 침도 놓아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부천시보건소#100세 건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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