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하동 전통茶 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국내 세 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9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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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을 무대로 한 경남 하동군의 ‘전통 차(茶) 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됐다.

하동군은 2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리산 ‘하동 전통 차 농업’이 1200여 년 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대한민국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가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원이다”며 GIAHS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세계적으로는 17개국 38개가 GIAHS에 등재돼 있다.

앞서 FAO과학자문그룹은 2년 넘도록 현지 조사와 서류 검토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다. 이들은 오래된 차나무 뿐 아니라 차밭 속 바위와 돌 틈의 산비탈이 어우러진 자연환경 등 하동 차 농업의 차별화된 생물다양성을 인정하고 세계농업유산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차 밭 관리를 하면서 풀을 직접 뽑아 거름을 대신하는 ‘풀 비배(肥培)’와 차 부산물을 다시 밭에 뿌려 토양 산성화, 수분 증발, 유기물 유실을 막는 하동의 전통 차 재배 방식이 ‘자연과 어우러진 경관’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동군은 지난해 7월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GIAHS 사무국에 세계농업유산 등재 신청서를 낸 뒤 준비위원회의 자문과 서류 보완, 국제회의 참가에 이어 8월 FAO 과학자문그룹 실사를 거쳤다.

하동 전통 차 농업은 2015년 3월 역사성과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와 수려한 경관 등을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가중요농업유산 6호로 선정된 바 있다. 윤상기 하동군수의 ‘녹차 사랑’도 유별나다. 녹차 세계화를 통해 하동의 100년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올 봄 악양면 평사리 들판에서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 100년 먹거리, 평사리 10차산업 선포식’을 가졌다. 3월엔 화개면 전역은 무농약지구로 선포했다. 화개면 정금리 일원 50만 ㎡의 천년차밭을 관광휴양단지로 만들기 위한 민관합동 행사도 열었다. 9월에는 중국 베이징(北京)을 찾아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한 홍보전을 폈다. 야생차문화축제와 녹차연구소는 녹차 세계화의 첨병이다.

윤 군수는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계기로 농업유산 자원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세부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동녹차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동=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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