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도 비밀조직 만들어 댓글공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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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사 靑보고문건 701개 추가발견
김관진 영웅시한 그림도 제작 배포… 국정원 지원 아래 인터넷매체 운영
軍, 수사인력 증원 TF 확대

국군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이 비밀 송수신에 쓰는 군 내부 통신망을 이용해 청와대에 보낸 보고 문건이 추가로 발견됐다. 국군기무사령부 부대원들도 정치 댓글 활동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태스크포스(TF)’는 29일 2차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2010년 7월 1일∼12월 23일 530심리전단이 대통령국방비서관실, 경호상황실로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통해 보낸 보고서 701건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TF는 2011년 1월 8일∼2012년 11월 15일 이 체계를 통해 보고된 문건 462건을 발견한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TF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문건에는 정치인과 연예인 동향 외에도 ‘대응작전 결과보고서’ 등의 이름으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과 관련한 댓글 대응 작전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댓글 작전은 천안함 폭침 등과 관련해 군의 대응을 질타하는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면 군 지지 댓글을 다는 식으로 진행됐다. TF 관계자는 “보고서에는 ‘대응 작전 후 비판성 댓글이 몇 %까지 줄었다’는 식의 수치가 포함돼 있었다”며 “사이버사가 창설(2010년 1월) 직후부터 청와대로 댓글 작전에 대해 수시로 보고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에선 530심리전단이 김관진 전 장관을 영웅시하는 그림을 제작해 배포한 사실도 확인됐다.

TF는 사이버사가 2012년 5월 14일∼2014년 4월 25일 인터넷 매체 ‘포인트 뉴스’를 직접 설립해 운영한 사실도 확인했다. TF 측은 “매체 운영 예산은 국가정보원 승인 아래 군사정보활동비에서 충당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한편 기무사도 ‘스파르타’라는 조직을 만들어 댓글 작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부대원들이 댓글 대응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작전에 기무사까지 관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군 당국은 TF 명칭을 ‘국방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TF’로 바꾸고 인력을 늘려 조사를 시작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기무사#비밀조직#댓글#공작#청와대#보고문건#군#수사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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