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100억 사회환원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이유는…“세상에 대한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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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8일 1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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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41·사진)가 100억 원의 사재를 사회에 내놓겠다고 선언하자 누리꾼들은 “대단한 결정”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김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3년간 개인 지분을 처분해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은퇴하고 죽기 전이 돼서야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사회 환원을)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다. 과거의 저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배달의민족은 중소상인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지운다는 비판이 일자 2015년 수수료를 아예 없애 같은 해 영업손실이 249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광고비를 낸 업체를 앱 화면 상단에 노출하는 새로운 수익모델 등을 안착시켜 지난해 흑자 전환(영업이익 25억 원)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우선 100억 원 중 절반을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음식 배달원들의 안전과 복지, 사원들의 퇴직연금, 고독사(孤獨死) 예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누리꾼들은 “멋진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는 재벌이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데 이렇게 과감히 사회 환원을 결정하시는 것은 새롭고 혁신적입니다(hoju****)”, “이분이 쓴 책 봤었는데 확실히 경영 마인드가 일반 CEO들과는 다르더라 멋지십니다(dpwo****)”, “지금까지 들어온 사회공헌 약속 중 비정치적이면서 자발적인 아름다운 깊은 뜻에 찬사를 보냅니다. 우리 사회에 희망을 선물한 님께 감사드립니다(h_li****)”, “돈이란 어떻게 쓰는 것인지. 돈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네요(karl****)”라며 찬사를 보냈다.

또 “이 맛에 배달의민족 씁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아지는 뉴스(dyxh****)”, “배달의민족 더 자주자주 이용해야겠네요(2006****)”, “원래 배달의민족만 사용하지만, 멋진 대표님 덕분에 앞으로도 배달의민족만 애용할게요!!!쉽지 않은 결정 정말 멋있고 대단하십니다(ahn9****)”라며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김봉진 대표의 ‘100억원 사회환원에 관하여’ 페이스북 글 전문▼

“재물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풀어 주는 것만한 것이 없다.” -다산 정약용-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멀리가기 위해서 안식휴가를 다녀오겠다고 글을 올린지 벌써 두 달. 이제 곧 업무복귀를 앞두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니, 더 멀리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는 미래에 대한 비젼과 전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 대한 ‘감사함’이였습니다.

돌이켜보면, 학창시절부터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고, 창업을 하고 나서도 여러 스트레스와 어려움 때문에 힘들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어린시절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었던 미술을 제대로 못 배우고 전문대를 나와서 나중에야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해 대학원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서른 초반에는 개인사업을 하다 실패해서 전세금을 잃고 큰 빚을 지기도 했던 제가 지금 서 있는 이 곳에 오기까지 너무나도 감사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3년 간 개인 지분을 처분하여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오래 전부터 가져온 생각입니다.
주요 투자자들과도 작년 중순부터 상의해 왔습니다. 이해해 주시고, 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00억 원,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수 있는 액수입니다만, 이 환원금 중 우선 절반 정도를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음식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과 복지 문제, 회사 구성원들의 퇴직연금 문제, 고독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저희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꾸준히 참여해 온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업’ 등 여러 곳에 다양한 형태로 작은 시작의 밑거름이 되도록 쓰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더 크게 감사할 일들이 많겠죠?^^ 자, 그럼 이제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멀리’ 한 번 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은퇴하고 죽기 전에야 다 늦게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과거의 저와 같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지금의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개적인 SNS에 글을 올려 알리는 것은 저도 인간인지라 공개적인 약속으로 저 스스로의 의지를 지키고자 하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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