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식용곤충농장’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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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타니팜’에 체험 관광객 발길… 귀뚜라미 등 미래식량 양식 한창
애벌레 등 관찰하며 가공식품 시식

인천 1호 곤충축사에서 자라고 있는 갈색거저리 애벌레.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 1호 곤충축사에서 자라고 있는 갈색거저리 애벌레.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12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의 식용곤충농장 ‘니오타니팜’에 관광객 20여 명이 찾아왔다. 이 곤충농장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인천 1호 곤충축사를 갖추고 있다.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흰점박이꽃무지 같은 곤충은 미래 식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용으론 거부감이 적지 않지만 해외에선 곤충을 재료로 한 에너지바, 조미료 등을 식품매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영흥도에서는 니오타니팜을 비롯한 5개 농가가 군청에 식용곤충사업 신고를 마치고 곤충 양식 및 가공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3년 전 곤충산업에 뛰어들어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인 니오타니팜은 갈색거저리를 키워 건조식품으로 내놓고 있다. 또 애벌레가루를 활용해 누룽지, 과자 등의 가공식품도 생산하고 있다.

이날 경기 용인시에서 온 관광객들은 니오타니팜 곤충농장을 둘러보며 “신기하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애벌레가 상추를 먹고 자라는 장면을 보고, 곤충 가공식품을 시식했다. 체험관광을 마친 김응호 씨(65)는 “영양가가 높다는 애벌레는 새우를 먹는 느낌이라 좋다”며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에서 직장 은퇴자들이 곤충양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습도 60∼65%, 온도 섭씨 25∼27도를 유지해주는 곤충양식장에는 애벌레 상자(가로 40cm, 세로 60cm)가 2000개가량 있다. 알에서 깨어난 갈색거저리는 밀기울(소맥분)을 주식으로 하고 물 대신 상추, 무, 단호박을 먹으며 수분을 섭취하고 있었다. 번데기로 변하기 직전의 식용 애벌레까지 3개월 동안 양식장에서 키우고 있다.

“애벌레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는 영양학 조사가 있습니다. 습도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줘야 합니다. 농약에 취약하기 때문에 무농약 인증을 받은 채소를 먹이고 있습니다.”

농장주는 관광객들에게 곤충양식법을 설명했다. 니오타니팜 양식장 인근 밭에서는 농약을 치지 않고 배추, 상추, 무, 단호박을 키우고 있다. 일주일에 5포대가량 나오는 애벌레 배설물을 비료에 섞어 채소밭에 뿌려 준다. 애벌레가 무농약 채소의 거름을 제공하는 셈이다.

미술학도 출신으로 귀농한 오현석 니오타니팜 대표(36)는 심한 두통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일환으로 고향에서 곤충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곤충양식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곤충농장을 방문하고 단기 농업대학도 다니고 있다”며 “곤충을 미래 먹거리로 삼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옹진군은 2015년부터 영흥도에 곤충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미 곤충산업 예비농가도 8개에 이른다. 올해 식용곤충 지원사업에는 농가 9곳이 신청해 2곳이 선정됐다.

조윤길 옹진군수는 “연륙교가 놓인 영흥도는 관광객이 많은 편이고 귀농·귀촌하기 좋은 입지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곤충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곤충축제 같은 문화프로그램과도 결합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식용곤충농장#영흥도 식용곤충농장#니오타니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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