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탈모치료제에 ‘우울증-자살충동’ 경고 문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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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시아’ 등 152개 품목에 표기

장기간 복용이 필요하고 남성 탈모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프로페시아’와 ‘프로스카’ 주의사항에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새로 추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페시아, 프로스카의 주 성분인 ‘피나스테리드’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기분변형과 우울증’ 항목을 신설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국내외에서 피나스테리드를 투여한 환자에게 우울한 기분, 우울증, 자살충동 등이 생긴다는 보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게 우울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그 대상은 프로페시아, 프로스카는 물론 국내 시판 중인 복제약까지 총 152개 품목이다.

이번 조치는 남성 탈모 환자들에게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탈모는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 탈모 치료제를 먹기 시작하면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남성 탈모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 약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

1997년 출시된 프로페시아는 세계 최초 남성 탈모 치료제다. 탈모로 고개 숙인 남성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약이라는 뜻에서 ‘해피메이커’라고도 불린다. 2008년 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에 쏟아졌지만 여전히 탈모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350억 원으로 전체 탈모 치료제 시장(526억 원·생산 실적 기준)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스카는 프로페시아의 아버지뻘인 약이다. 전립샘(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주 성분인 피나스테리드가 탈모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이 성분의 함량을 5분의 1로 줄여 만든 게 프로페시아다. 국내에서도 전립샘 비대증 치료로 허가받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값이 싸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프로페시아 대신 프로스카를 4∼6등분으로 쪼개 복용하는 탈모 환자가 적지 않다. 프로스카는 개당 732원이지만 프로페시아는 개당 약 2000원으로 3배로 비싸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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