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견인한 원양어업 ‘환갑’ 맞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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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영도구서 60주년 기념식
기념조형물 제막식도 함께 열려… 전시회-국제심포지엄 등 행사 다채

국립해양박물관 야외 광장에 설치된 원양어업 60주년 기념 조형물. 바다를 누비는 원양어선과 힘차게 도약하는 참치가 태양을 품은 형상으로 원양어업인의 개척정신을 표현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국립해양박물관 야외 광장에 설치된 원양어업 60주년 기념 조형물. 바다를 누비는 원양어선과 힘차게 도약하는 참치가 태양을 품은 형상으로 원양어업인의 개척정신을 표현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한국 원양어업 60주년 기념행사가 부산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원양어업은 1957년 6월 29일 230t급 지남호(指南號)가 선원 27명을 태우고 부산항 1부두를 출항한 게 효시다. 지남호는 인도양에서 10t 정도의 참치를 잡았다. 시험 조업에 성공한 지남호는 출항 108일 만에 부산항으로 돌아왔다. 실제 조업기간은 15일 정도였다.

한국원양산업협회는 29일 오전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옆 아미르공원에서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기념조형물 제막식을 한다. 기념조형물은 ‘원양어업 스토리펀딩’을 통한 모금과 해양수산부, 부산시, 수산업계에서 낸 성금 5000여만 원을 들여 제작했다. 길이 3.5m, 높이 3m, 폭 76cm의 주조형물과 길이 1.4m, 높이 95cm의 기념비로 이뤄졌다. 지남호와 참치 형상을 바탕으로 원양어업에 뛰어든 한국인의 진취적 기상을 표현했다. 기념비에는 지남호 출항 당일 출어식(出漁式) 사진과 국내 경제발전에 기여한 원양어업의 역사적 의미를 새겼다. 파독 광부 및 간호사에 버금가는 뜻이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지남호 승선자인 윤정구 씨(90·선장) 이제호 씨(89·어업지도관) 이정현 씨(85·냉동사) 안승우 씨(85·통역관)도 참석한다.

해양박물관 1층 다목적홀에서는 원양어업 진출 60주년 기념 ‘먼 바다, 만선의 꿈’ 전시회가 열린다. 9월 17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에는 지남호의 20분의 1 축소모형과 당시 선원수첩을 비롯해 각종 자료와 사진이 소개된다.

이날 오후에는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주관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한국 원양어업 현황과 전망, 다랑어와 오징어 북양어업 현황, 일본 다랑어 어업 역사, 다랑어 어획 전략이 다뤄진다.

한국원양산업협회 장경남 회장은 “지남호 시험 조업 성공을 발판으로 원양어업은 가파르게 성장해 1960∼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며 “원양어업 진출 60주년을 맞아 우리 원양어업의 재평가는 물론이고 위기에 처한 원양산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양어업은 1980년부터 생산량이 증가해 1992년에는 최대 100만 t에 이르면서 국내 대중성 어종의 생산, 공급과 일자리 창출, 외화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유엔 해양법이 발효되고 주요 연안국을 중심으로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선포되면서 서서히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원양어업 생산량은 45만 t으로 급감했고 전체 어로·어업 생산량에서 원양어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2년 32%에서 14%까지 감소했다. 여기에다 어선 노후화와 선원 고령화, 해외어장 축소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조업 중인 원양어선 255척 가운데 220척이 건조한 지 25년이 지난 배들이어서 현대화사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989년 계획조선사업이 전면 중단된 이후 새로운 원양어선을 건조하지 않고 있다. 2015년 약 234억 원으로 편성된 원양어선 현대화사업 예산은 집행 실적이 저조해 올해 27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원양어업계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경영 악화로 어선 개·보수나 신조(新造)할 여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보니 정부 지원금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원양어업#원양어업 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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