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女 도왔는데 꽃뱀 취급”…‘호식이 치킨’ 목격자, 악플러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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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8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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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사진=채널A
성희롱 혐의를 받고 있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전 회장(63)이 호텔로 회사 여직원 A 씨를 데리고 갔을 때 A 씨를 구해준 여성 시민 중 한 사람이었던 B 씨가 “현재 꽃뱀 사기단이 됐다”며 악플러들을 고소하겠다고 전했다.

B 씨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A 씨를 구해준 후 최근) 남편이 갑자기 기사가 떴다더라. 호식이 치킨과 관련해서. 보니까 기사가 진짜 뜬 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기사 댓글을 봤는데 ‘너네 4인조 꽃뱀 아니냐’부터 정말 입에 담지 못할 욕도 많았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듣는 욕도 많이 있더라”라며 “저도 그게 너무 어이없었다. 악플러들은 자기들끼리 계속 소설을 쓰더라. ‘쟤 분명히 호텔 앞에 택시도 먼저 불러놨을 거고 저 택시기사도 이상하고 저 여자 3명이랑 여비서랑 짜고 지금 호식이 회장 돈 뜯어내려고 저랬다’라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저는 꽃뱀 사기단이 한 번 됐다. 그리고 (악플에는) 저 여자들도 이제 한번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쟤네 원래 친구들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 보는 피해자의 친구가 한 번 됐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B 씨는 “(악플을) A4 용지로 100장 가까이 모았다. 원래 제대로 모으려고 했다면 200장도 넘었을 것. 좀 애매한 것들이 있어서 뺐다”며 악플러들을 고소하기 위한 자료를 모았다고 언급했다. 처음에는 피해자와 목격자 실명이 거론되지 않아 고소가 어렵다는 경찰서 측 답변을 들었으나, 다시 방법을 강구해보겠다는 연락이 왔다는 것.

이에 대해 B 씨는 “피해자도 너무 안됐는데 저희는 피해자하고 같이 욕을 먹고 있다. 또 피해자와 저희는 결백한데, 사람들은 얼굴도 안 보이고 사실을 모른다고 추측을 하고 소설을 쓰면서 저희를 그렇게 질타하는 게 저는 너무 참을 수가 없었다. 안 당해 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B 씨는 당시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있었던 이유를 말했다. ‘돈이 많아 강남에 있는 호텔에서 파티를 하러 갔다’는 악플에 대해 반박한 것. 그는 “저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파티하러 갔던 거고, 호텔이 아니라 (호텔) 밑에 있는 가라오케(노래방)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간 거였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저랑 제 친구들은 정말 선의로 절박한 피해자를 도와드린 것 뿐이다. 욕을 하시고 악플들을 다시는데 그것 때문에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일상생활이 힘들기도 했는데 제발 악플 좀 안 달아주셨으면 좋겠고, 사실을 모르면서 그렇게 판단하고 잣대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는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데 피해자 욕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앞서 B 씨와 그의 친구들은 이달 3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호텔 로비에서 최호식 전 회장와 함께 있던 A 씨가 옷깃을 잡으며 ‘도와달라’는 입모양을 한 것을 발견했다. 당시 최 회장은 A 씨의 한 쪽 손을 ‘손가락 깍지’를 해 꽉 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B 씨는 기지를 발휘해 A 씨에게 아는 척 하며 다가갔고, 그 때 손가락 깍지가 풀려 A 씨는 밖으로 도망가 택시를 탔다.

이후 최 회장은 A 씨의 뒤를 쫓았으나 B 씨와 그의 친구들은 최 회장이 택시에 오르려는 것을 저지한 후, 함께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향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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