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화여고 학생들이 학교 본관 1층에 마련된 ‘학교 속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학생들의 작품 중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이 미술관에 전시된다. 정화여고 제공
허은서 대구 정화여고 3학년대한민국 고등학생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학교-학원-집을 오가는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충분한 여유와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대구 정화여고의 등굣길은 활기차고, 그 속에서 여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이음E-UM(Education-Unlimited Momentum)을 통한 행복 교육’이라는 특별한 교육 목표를 토대로 학생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학업에 편중된 바쁜 생활로 인해 개인적으로 여가 활동을 하기 어려운 우리들은 학교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 덕분에 학교 안에서 작은 여유를 즐기고 있다. 정화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학교 속 미술관’ ‘정화 뮤지컬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활동에 참여해 힐링의 시간을 갖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학교 속 미술관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그린 미술 작품 중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을 본관 1층 중앙현관에 전시하는 공간이다. 캘리그래피, 원근감을 이용한 트릭사진, 학교 축제 포스터 등 분기별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내가 속한 팀의 친구들과 함께 찍은 원근트릭사진이 전시됐을 때 우리가 노력한 결과물을 선생님, 친구들과 나눌 수 있어서 성취감을 느꼈다. 또 무료하게 보낼 수 있는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학교 속 미술관을 둘러보며 이야기하고 작품을 감상하면 실제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정화 뮤지컬 페스티벌은 정화인의 축제로 불릴 만큼 전교생이 함께 즐기는 최고의 문화 활동이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공연까지 100% 우리 손을 거쳐 우리 힘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총감독, 시나리오 감독, 조명 감독, 음악 감독, 안무 감독, 배우 등으로 역할을 나눠 실제 뮤지컬처럼 학생들이 각자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나는 ‘어느 산골 소녀의 사랑이야기’라는 작품의 총감독을 맡았는데, 처음에는 뮤지컬을 제작한다는 것이 막막해서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찾아보며 고민했다. 그렇게 6개월간 땀 흘려 만든 작품을 공연할 때의 짜릿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다른 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할 때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감동의 눈물도 흘리고, 포복절도하기도 했다.
최근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단지 지식만 풍부한 학생이 아닌 사회공동체 속에서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도덕인으로, 이성과 감성을 고루 갖춘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교육도 이에 발맞추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만 들여다보는 공부에서 잠깐 벗어나 학생들에게 감성을 채우게 해주는 우리 학교의 전인적인 교육이 확대됐으면 한다.
허은서 대구 정화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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