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사대부고의 ‘작은 음악회’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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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활용해 30분간 연주… 인근 주민 등 200여명 박수갈채

12일 강원사대부고 세심정 무대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서 관악부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2일 강원사대부고 세심정 무대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서 관악부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2일 낮 12시 반 강원 춘천시 강원사대부고에서 경쾌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연주가 흐르는 동안 관객 200여 명은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다.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30여 분간 진행된 ‘세심 작은음악회’ 현장이었다. 학교 측이 지역 주민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위해 마련했다.

무대에 오른 사대부고 관악부 학생들은 팡파르와 ‘On The Road’, ‘Big Band’, 교가를 연주했다. ‘앙코르’가 관객석에서 터져 나오자 ‘타령행진곡’을 추가로 연주했다. 악기를 다루는 학생 3명은 재능 기부 차원에서 무대에 올라 ‘Flying’과 ‘스승의 은혜’ 2곡을 선사했다.

음악회를 관람한 인근 마을의 이순희 할머니(83)는 “우리를 위해 음악회를 준비했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매우 흥겨웠다”며 “다음에는 더 많은 곡을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음악회는 학교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더 각별하다. 음악회가 열린 곳은 정문 옆의 세심정. 학교 측은 2015년 8월 인근 마을의 비봉경로당과 교육기부 협약을 하고 세심정을 개방했다. 그 대신 경로당 측은 세심정 관리를 맡았다. 연못과 정자, 분수를 갖춰 주민 휴식공간으로 제격이었지만 학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용이 쉽지 않았던 공간이 주민들에게 제공됐다. 주민들은 쓰레기를 줍고 가지치기를 하거나 잡초를 뽑는 등 자기 집 앞마당처럼 정성껏 관리하고 있다.

학교 측은 지난해 세심정을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나무덱과 작은 무대를 설치한 뒤 이를 기념하는 작은 음악회를 처음 열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음악회 역시 학교를 위해 수고해 주는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작은 선물이자 공부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격려의 자리인 셈이다.

이계호 교장은 “어르신들이 연못에 직접 들어가 쓰레기를 꺼낼 정도로 세심정에 대한 애착과 정성이 각별하다”며 “앞으로도 작은 음악회는 물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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