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한국 가면 아들 뺏길까 두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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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스캔들 아는 것 없어”… 덴마크 언론인터뷰 통해 동정 호소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정유라 씨(21·사진)가 덴마크 현지 언론과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모친인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고, 한국에 가면 아이를 빼앗길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송환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1심 재판에서 패소하자 동정에 호소하는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덴마크 올보르구치소에 구금된 정 씨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덴마크 매체 BT와 엑스트라블라데트를 통해 보도됐다. 정 씨는 구치소에서 일주일에 2번, 1시간씩만 두 살짜리 아들을 볼 수 있다며, 아들이 외국에서 가족과 떨어진 채 혼자 있으면서 이 사건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작은 아이는 왜 엄마와 함께 있지 못하고 이별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내가 한국으로 송환되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렵다”고 말했다. 정 씨는 한국으로 강제 송환되면 한국 당국이 아들을 자신과 떼어놓고 전 남자친구에게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 삼성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하루에 100번도 더 생각해 보지만, 아는 게 없어서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자신은 15∼19세였고, 17세에 임신한 이후엔 집에서 부끄러워해 해외로 내보냈다며 한국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아는 게 없다는 걸 입증하는 게 참 어렵다”며 “엄마(최순실)가 대통령과 가까웠지만 부정 행위를 할 어떠한 이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성적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 씨는 “난 대학에 두 번밖에 가지 않았다”며 “교수나 엄마가 뭘 했는지 몰랐고, 좋은 성적을 줬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두 인터뷰 모두 정 씨가 회색 라운드티에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같은 날 연속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사진 속 정 씨는 1월 올보르 은신처에서 체포됐을 당시보다 얼굴에 살이 오른 모습이다. 정 씨는 3월 17일 덴마크 검찰이 한국 송환을 결정하자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4월 19일 1심에서 패소해 항소한 상태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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