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채널A 제48회 동아모닝포럼
“이직때 중도해지 방지 장치 마련
유형 바꾸는 이동권 보장 필요”
“법적 책임 과도하면 보수적 운용”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의 방안 및 과제’를 주제로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5일 열린 ‘제48회 동아 모닝포럼’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왼쪽 사진 왼쪽부터)이 축사를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48회 동아 모닝포럼이 ‘퇴직연금, 기금형 도입 방안 및 과제’를 주제로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이날 포럼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21년이 됐지만 퇴직연금 수익률은 낮은 수준이다. 가입자들이 원리금 보장 상품을 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여러 기업의 퇴직연금을 통합해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에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조차 6.47%로 나타나 국민연금 수익률(18.8%)에 한참 못 미쳤다”며 “가입자에게 돌아갈 혜택을 중심에 두고 퇴직연금의 구조적 한계를 깰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퇴직연금 제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산 규모를 키운 기금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퇴직연금이 바로 서면 전체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10%가량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 원을 넘었다. 퇴직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금형 제도의 세부 과제들을 검토해 실현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성공 요건’에 대해 짚었다. 남 실장은 “가입자들은 과도한 선택지 때문에 자산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는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연금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가입자가 상품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전문가가 운용하도록 기본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형 제도 유형 3개는 목적이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공형’은 중소·영세 사업장 근로자 등 퇴직연금에서 소외돼 있는 사각지대를 해소하려 한다. ‘비영리 연합형’은 산업별 연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금융 기관 간 경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 한다. 남 실장은 “목적별로 기금형 유형을 차등 설계하되 책임은 수탁자가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는 김재현 상명대 교수, 남성욱 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 정창률 단국대 교수, 류혁선 KAIST 교수, 최찬현 KB국민은행 부장(오른쪽 사진 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토론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운용 방식과 보완점에 대해 논의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금형 제도가 제 역할을 하려면 가입자가 이직할 경우 퇴직연금을 중도에 해지하지 않도록 구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혁선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성과가 부진한 기금에서 가입자가 언제든 벗어날 수 있도록 이동권을 보장해 기금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기금이 단기 수익률만 좇거나 과도한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현혹하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나친 법적 제재가 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찬현 KB국민은행 연금컨설팅부 부장은 “수탁자에게 과도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면 위험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운용하게 된다. 이는 수익률을 높이려는 기금형 제도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호주처럼 투자 성과가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적법성을 기준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욱 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은 “가입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클릭 한 번만 하면 간단하게 기금 유형을 바꿀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가입자가 직접 연금을 운용하는 계약형도 유지된다. 정부는 가입자가 기금형과 계약형 중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기금 운용에 대한 기준과 감독 체계가 일관성을 갖춰 기금 운용자들이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에 따른 성과는 가입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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