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행객 급감에 중국여행도 취소 잇따라

  • 동아일보

사드 여파로 양국간 ‘여행 단절’ 우려… 제주관광 전략변화 계기로 삼아야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중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양국 간 ‘여행 단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제주시 귀덕초등학교는 그동안 일본이나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올해 중국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양돈발전협의회의 후원을 받아 매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금악초등학교 역시 6월 초에 가려던 중국여행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모 씨(38·여·제주시 일도동)는 “친구들과 상하이 여행을 예약했는데 반한 감정으로 불상사가 생길지 몰라서 위약금을 감수하고라도 여행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여행 취소 위약금, 안전 보장 등에 대한 문의글 등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각 여행사에도 중국 여행 취소·변경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인들의 제주 여행 취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8일까지 도내 28개 여행사에 11만44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편 314편 가운데 8일 현재 84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크루즈 여객선인 코스타 세레나호와 코스타 아틀란티카호는 제주 기항을 6월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여행객 감소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80%를 유치하는 뉴화청국제여행사는 15일을 전후해 휴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제주지역 면세점, 전세버스, 식당, 호텔 등은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에 직면했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처장은 “2011년 일본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을 때 중국이 지금 같은 보복 조치를 취했는데 일본은 장기전에 돌입해 개별 여행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와 수용 태세를 갖춘 이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가 됐다”며 “이번 사태를 제주관광의 전략 변화와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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