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농촌마을 구례군에 청년들이 돌아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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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서 만든 구례자연드림파크, 방문객 늘며 고용창출 효과 유발
2019년 2단지 조성공사 완료땐 지역경제 효자노릇 톡톡히 할 듯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라면, 만두 등 17개 공방과 영화관, 수제맥주 하우스, 목욕탕, 펜션 등 각종 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방문객은 2014년 5만3000명, 2015년 11만2000명, 2016년 18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구례자연드림파크는 라면, 만두 등 17개 공방과 영화관, 수제맥주 하우스, 목욕탕, 펜션 등 각종 편의시설이 함께 조성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방문객은 2014년 5만3000명, 2015년 11만2000명, 2016년 18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북동부에 위치한 구례군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청정고을이다. 구례군 전체 면적 443km² 가운데 산림은 78%에 이른다. 구례는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다. 하지만 전남 17개 군 단위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인구 증가라는 이변을 낳았다. 농어촌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구례의 인구가 늘어난 비결은 뭘까.

주민들은 구례자연드림파크 유치와 귀농 열풍을 비결로 꼽고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에 청년 취업이 늘면서 구례 읍소재지 풍경도 바뀌었다. 구례읍 상가는 예전에 오후 9, 10시만 되면 불이 꺼졌지만 최근에는 청년들이 붐비면서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

구례 인구는 2013년 2만7115명, 2014년 2만7170명, 2015년 2만7308명, 2016년 2만7412명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구례가 농촌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아이쿱생협에서 만들었다. 아이쿱생협은 회원 수가 25만 명인 국내 최대 규모 생활협동조합이다. 자연드림파크가 구례에 둥지를 튼 것은 청정고을이라는 이미지와 구례지역민의 유치 노력이 한몫했다. 구례자연드림파크 1단지는 2014년 구례군 용방면 14만4000m²에 827억 원이 투입돼 조성됐다.

1단지는 라면, 만두, 빵, 김치, 돈가스, 유정란, 우유, 우리 밀 전분, 도정, 쌀 제분, 한과, 훈제 오리, 발아현미, 차, 막걸리, 물류센터 등 17개 공방이 있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공장이라는 용어 대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공방이라고 부른다. 1단지에는 영화관, 커피숍, 수제맥주 하우스, 목욕탕, 펜션, 게스트하우스, 라운지 바, 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휴식을 즐기려는 방문객은 3년간 35만 명에 달했다. 방문객이 늘고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131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례자연드림파크가 활성화되면서 지역의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직원이 2014년 365명, 2015년 450명, 지난해에는 511명으로 늘었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8세로 젊다. 전체 직원들이 받은 인건비는 연간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지역민과 함께하는 구례자연드림파크

현재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는 2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469억 원을 들여 4만9000m²에 우리 밀 제분, 친환경 사료 등 6개 공방이 2019년까지 들어선다. 2단지가 가동되면 250명이 추가로 채용될 예정이다. 서기동 구례군수는 “2단지 공사가 끝나면 전체 직원이 1000명까지 늘어나는 데다 매출액도 증가해 지역경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생활협동조합 특성상 지역사회 환원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마다 장학금 4000만 원과 불우이웃돕기 성금 3억 원을 내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구례보건소 산부인과 운영에 매년 2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구례자연드림시네마 영화관은 2014년 4월 개관 이후 누적 관람객 11만7750명을 기록했다. 전남지역 군 단위 최초 개봉 영화관으로 문을 연 지 32개월 만의 성과다.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2015년부터 2년 연속 개최된 록 페스티벌에는 인근 순천시와 전북 남원시에서도 찾을 정도로 인기다.

민경진 구례자연드림파크 센터장(48)은 “청년 일자리 창출 외에 안정적 고용환경을 만들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구례자연드림파크#전남 구례군 2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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