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이권효]김관용-권영진의 명확한 ‘미래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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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설을 앞두고 26일 대구시청에서 연 기자간담회는 지역의 미래를 위한 즐거움을 보여줬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이라는 대형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두 광역단체장이 미래에 대해 명확한 의지를 보인 것은 그 자체로 믿음직한 추진력이 된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대구경북에 워낙 큰 사업이다 보니 “군공항(K-2)만 옮기자” “현재 상태로 두자” “계획대로 되겠느냐” 등 우려 섞인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투자 유치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지사는 “20년 동안 해외 투자 유치 활동을 해보니 큰 공항이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라며 “통합이전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선 단체장으로서 경륜 깊은 김 지사의 판단은 소중하다.

 권 시장은 대구공항 통합이전이 낳을 새 현실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그는 “대구에 공항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지구촌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생긴다는 현실이 중요하다”며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후대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대구공항은 활주로가 짧아 비행거리 6시간 이내 항공 노선만 취항할 수 있다. 통합이전으로 경북에 관문 공항이 만들어지면 유럽과 미주 어디든 갈 수 있다. 지난해 무산된 영남권 신공항과 별 차이가 없다.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이 생기면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획기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시도민 입장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을 가는 데 현 공항을 이용하면 당장은 편리하다. 그러나 지구촌을 대상으로 한 투자와 관광객 유치, 물류 수송 등은 기대할 수 없다.

 미래(未來)는 ‘아직 오지 않은 현실’이어서 불투명하고 불확실하게 느껴져 불안감이 들 수 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그냥 이대로 현실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들기 쉽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소통과 공감을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추상적이고 원칙적인 계획과 기대가 아니라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확실한 비전이 손에 잡히는 사업이다. 전례 없는 사업에 두 단체장이 조금의 의견 차이 없이 한마음을 모은 것도 통합이전에 따른 성과를 확신하기 때문이다.

 통합이전은 대기업 창업과 다를 바 없다. 창업은 작고 안전한 생각에만 머물면 불가능하다. 기존과는 다르고 큰 생각으로 나아가는 개방과 도전을 통해 싹을 틔운다. “함께 추구하면 일이 잘된다”는 말처럼 두 단체장이 굳건히 미래 의지를 다지면서 통합이전이 비상(飛上)할 수 있도록 시도민이 응원하면 좋겠다.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
#김관용#경북도지사#권영진#대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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