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식물 ‘클로렐라’ 농작물 재배에 효과 만점

  • 동아일보

딸기 등 품질 좋아지고 병해 감소… 애호박 재배 땐 비료 사용량 줄어
충북농기원 “신기술 확대 보급… 농가 소득 늘리는 데 적극 활용”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김현주 씨는 클로렐라를 이용한 결과 수확량이 10%가량 늘어나고 흰가룻병 예방 효과도 뛰어나 농약 사용량을 30%가량 줄였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김현주 씨는 클로렐라를 이용한 결과 수확량이 10%가량 늘어나고 흰가룻병 예방 효과도 뛰어나 농약 사용량을 30%가량 줄였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제공
 녹조식물의 일종인 ‘클로렐라’가 각종 농작물 재배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충북도농업기술원(원장 차선세)에 따르면 클로렐라를 딸기와 토마토 애호박 등의 재배에 사용한 결과 품질이 좋아지고 수확량도 늘어나며 병해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농기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클로렐라 농법을 실증 및 시범 사업으로 추진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업진흥청은 부추 유기재배 등에 클로렐라 농법을 활용했다. 기능성 미생물인 클로렐라는 민물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인 미세조류의 한 종류로 비타민과 칼슘 칼륨 등 미네랄류와 다량의 엽록소 섬유질 핵산 등을 함유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서 5280m²의 규모로 비닐하우스에서 애호박을 키우고 있는 윤해철 씨(55)는 하우스 내 토양에 클로렐라를 관주(灌注·토양이나 나무에 구멍을 판 뒤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한 뒤 500∼1000배로 물과 희석해 3차례에 걸쳐 살포한 결과 기존 재배법보다 애호박 생산량이 22.8% 증가했다. 반면 비료 사용량은 17% 정도 줄일 수 있었다. 애호박 재배 시 가장 어려움을 겪는 ‘흰가룻병’ 발생도 대폭 줄어 농약 비용을 24%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진천군 초평면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김대식 씨(69)도 클로렐라 농법의 효과를 봤다. 3966m²의 비닐하우스에 클로렐라를 관주한 결과 생산량이 10% 늘고 토마토의 당도 역시 7브릭스(Brix·1브릭스는 100g의 물에 1g의 설탕이 녹아 있는 것만큼 달다는 의미)에서 9브릭스로 높아졌다.

 무농약으로 토마토를 키우는 김 씨는 클로렐라 관주 처리로 토마토 잎의 색이 진해지고, 생육도 좋아져 내병성이 강해짐에 따라 고품질의 무농약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었다고 충북농기원은 설명했다.

 제천시 청전동에서 1ha 규모의 딸기를 재배하는 김현주 씨(44)도 클로렐라 관주 뒤 희석액을 10일 간격으로 잎에 뿌려준 결과, 10% 정도 수확량이 늘어났고, 흰가룻병 예방에도 도움이 돼 농약 사용을 30% 정도 줄였다.

 충북농기원은 클로렐라로 작물을 키우면 엽육(잎살)이 두꺼워지고, 과육도 단단해지는 등의 효과와 저장성과 신선도 유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다른 작물 재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찬 충북농기원 원예기술팀장은 “클로렐라를 활용한 신기술을 실증 및 시범 사업으로 보급해 다양한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클로렐라를 활용한 신기술을 확대 보급해 농가 소득을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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