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밀려드는 봉화군 분천역 ‘산타마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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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장후 하루 2000명 방문, 코레일 V트레인-O트레인과 연계
눈썰매-산타마차 등 체험행사 다양… 지난해엔 ‘한국 관광의 별’ 선정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산타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당나귀가 끄는 꽃마차를 타고 있다. 산타마을은 다음 달 12일까지 운영된다. 경북도 제공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산타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당나귀가 끄는 꽃마차를 타고 있다. 산타마을은 다음 달 12일까지 운영된다. 경북도 제공
 “두메산골에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몰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김태정 이장(62)은 “20년 넘게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외로웠던 간이역 마을 분위기가 3, 4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산으로 둘러싸여 오지로 불리던 분천역이 ‘산타마을’로 바뀐 뒤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봉화군청에서 승용차로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40분 이상 달려야 도착하는 이곳은 3년 전까지 이용객이 하루 10명 정도였다. 지금은 사정이 바뀌었다. 2014년 12월 20일 산타마을이 문을 열면서 하루 2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됐다.

 분천역은 1956년 1월 1일 영동선(옛 영암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 봉화 울진 등에서 베어낸 목재를 전국으로 운송했던 1970년대는 호황을 누렸다. 일거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렸고 주택단지와 전통시장이 들어섰다. 1980년대 들어 벌목업이 쇠퇴하면서 시끌벅적했던 주변 마을도 조용한 산골이 됐다.

 분천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산타마을 개장이다. 경북도와 봉화군, 코레일이 2013년 개통한 V트레인(백두대간 협곡열차)과 O트레인(중부내륙 관광열차)을 활용하기 위해 협력했다. 석탄과 목재를 실어 나르는 산업철로 구간에 풍경을 즐기는 관광을 접목해 새롭게 바꿨다. 분천역에서 강원 태백시 철암역까지 27.7km를 오가는 열차는 루돌프와 산타클로스 장식으로 꾸몄다. 승무원은 크리스마스 복장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지역 특성과 유래를 안내한다.

 분천역사는 산타클로스 집 모양으로 바꿨다. 열차 승강장에서 마을 입구까지 150여 m 구간에 대형 트리와 산타, 눈사람 등을 설치했다. 역 주변에서는 눈썰매와 산타마차, 풍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곳 주민들도 산타 옷을 입고 카페와 장터,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한다.

 경북도에 따르면 산타마을 관광객은 2014년 10만6000명, 2015년 17만80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여름에는 5만2000여 명이 다녀갔다. 봉화군은 이 기간에 32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번 겨울 산타마을은 지난해 12월 17일 문을 열었다. 최근까지 4만여 명이 찾았다. 다음 달 12일까지 설경을 배경으로 산타 철로자전거와 눈썰매 등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글루 터널과 대형 풍차, 산타 조형물을 만든 포토존도 있다.

 경북도와 봉화군은 산타마을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석포면 승부역∼분천역 구간 12.1km에 조성한 낙동강 트레킹(걷기) 코스 등 주변과 연계한 코스를 개발한다. 산촌 체험 마을 조성과 힐링(치유)테마파크도 구상하고 있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주변 역사 이야기와 관광 자원을 계속 발굴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기자 jang@donga.com
#분천역#산타마을#v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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