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김정숙]때마다 창궐하는 AI… 땜질 대신 근본처방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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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자 A12면 ‘AI 도살처분 3000만 마리 넘어’를 읽고 기가 막혔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이렇게 확산되도록 정부는 방역활동을 제대로 했는지 묻고 싶다. 며칠 전에는 경기 포천에서 고양이 2마리가 AI에 감염되어 우리를 놀라게 했다. 고양이 감염으로 반려동물이나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을까 외출하기가 꺼려지고 두렵다. AI가 창궐할 때마다 정부는 도살처분을 하고 방역에 힘썼으나 늘 미봉책에 그쳤다. 도살처분한 조류가 3000만 마리가 넘었다니 상상이 안 되는 숫자다.

 AI가 집단 사육환경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언젠가 계란을 사러 농장을 방문했는데 작은 닭장 안에 닭이 가득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닭은 좁은 철창 안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병이 발생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정부는 전염병이 돌면 도살처분과 방역활동에만 힘을 쏟지 말고, 닭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드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 또한 계란 6억 개를 수입해 계란 파동을 막아보겠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땜질처방으로 보인다. 수입 농산물 홍수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을 생각한다면 수입을 그렇게 쉽게 결정하면 안 된다.

 가축을 매장하는 축산업자들의 고통을 알고 정부는 근본적인 AI 예방책을 마련하여 이번 같은 사태를 막아야 한다. 소비자는 수입 계란보다 국내산 계란을 마음 편히 먹고 싶다.
 
김정숙 동화작가
#ai 도살처분#조류독감#축산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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