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독감 유행에 타미플루 품귀 조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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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일부 약국선 약품 동나… 질본 “치료제 1500만명분 비축”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사는 주부 이모 씨(37·여)는 16일 다섯 살 난 딸과 나란히 인플루엔자(독감) 진단을 받았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처방됐다. 연신 코를 풀며 약국을 찾아다녔지만 돌아오는 건 “약이 다 떨어졌다”는 약사의 말뿐, 네 번째로 들른 곳에서야 겨우 약을 탈 수 있었다. 이 씨는 “서울 한복판에 어떻게 독감 치료제가 없느냐”며 허탈해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 유행이 본격화됐지만 일부 약국에선 독감 치료제가 동나면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6일 서울의 약국 10곳에 치료제 재고를 문의한 결과 5곳에서 “품절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특히 소형약국에서 품귀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서초구의 S약국은 “독감이 유행할 때 말고는 치료제가 잘 팔리지 않아 아예 갖다놓지 않았다”며 환자들을 돌려보냈다. 서울 강남구 Y약국은 “간신히 처방할 수는 있는 수준이지만 곧 바닥을 보일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종합병원 인근의 대형약국은 재고가 넉넉한 곳이 더 많았다. 서초구의 유명 약국인 G약국은 “치료제를 30∼70mg 등 용량별로도, 소아가 복용하기 좋은 과립 형태로도 갖추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독감 치료제의 수요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상 독감은 1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해 2월 절정을 이루는데, 초중고교 방학 철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 유통기한이 지난 재고를 폐기 혹은 반품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세 약국에선 치료제를 잘 구비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가적인 대유행 사태에 대비해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 치료제 2종을 한국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0만 명분이나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석 lhs@donga.com·조건희 기자
#독감#유행#타미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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