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아동의 ‘우산’ 되어주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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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출범 인천지역본부 본격 활동… 김용일 후원회장 1억원 쾌척
빈곤아동 학습비-교육비 지원… 24일까지 ‘산타원정대’ 시민 모집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주최로 10월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볼에서 열린 인구 300만 명 돌파 기념 음악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주최로 10월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볼에서 열린 인구 300만 명 돌파 기념 음악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인천에서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A 군(15)은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수차례나 거머쥔 스포츠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수년 전 아버지와 이혼한 뒤 조그만 공장에 다니면서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하지만 1월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가 인재양성 프로그램 대상자로 A 군을 선정해 올해에만 800만 원을 훈련비로 지원해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A 군의 꿈은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 무대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9월 출범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후원회가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1948년 설립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그동안 국내외 아동의 생존과 보호, 권리 옹호 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 국내 최대 아동복지 전문 기관이다.

 후원회장을 맡은 김용일 정광종합건설 대표(50)는 인천지역본부에 1억 원을 후원금으로 처음 내놓았다. 그는 2014년 아버지와 함께 사회지도층의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만든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이어 인천지역 사업가와 의사, 기업체 임원 등으로 구성된 20여 명에 이르는 후원회 임원진도 4800만 원을 후원금으로 출연했다.

 이들이 낸 후원금은 A 군을 포함해 인재양성 프로그램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인천지역 어린이와 청소년 7명에게 쓰이고 있다. 체육과 예술 분야 등에 재능과 특기가 있지만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훈련비와 학습비, 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또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차상위계층의 어린이에게 교육비로 매달 5만∼10만 원을 주는 빈곤아동 지원사업에도 쓰인다.

 인천에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빈곤아동이 1만4000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1000여 명이 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후원회는 창립식이 열린 다음 달인 10월부터 ‘인천 천사(1004)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시민 1004명을 새로 후원회원으로 가입시켜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것. 같은 달 4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볼에서 인천시립합창단과 서구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공연한 음악회를 열어 캠페인을 알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700여 명이 후원회원이 됐다.

 후원회는 24일까지 ‘산타원정대’에 참가할 시민을 모집하고 있다. 빈곤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을 조사한 결과 책가방과 운동화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억 원을 모아 1000명에게 선물을 나눠줄 계획인데 현재 7000여만 원이 걷혔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한국 사회가 어렵고 힘들지만 이럴 때일수록 고통을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향한 관심이 더 필요하다”며 “이들이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032-875-7010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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