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서울대 총장, 직무수행 평가서 5점 만점에 2.11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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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들이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받은 성낙인 총장의 지난 2년 직무수행에 대해 인색한 점수를 줬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31일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서울대 전체 전임교수를 대상으로 총장 직무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5점 만점에 2.11점이라고 발표했다. 2011년 서울대 법인화 이후 처음 이뤄진 현직 총장 평가로 교수 21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996명(47.2%)이 응답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2014년 성 총장 선출 당시 내세웠던 공약 대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대학 구성원과의 의사소통, 서울대 법인화법 개정 등 36개 세부공약 모두 3점을 넘지 못했다. 선한인재 양성(2.99점)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교수 급여 인상(1.83점)이 가장 낮았다. 전반적인 공약 이행 만족도는 2.08점이었다.

경기 시흥캠퍼스 추진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행정관(본관) 점거 사태가 2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교수들도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 가운데"73.6%는 "학내 의견수렴이 미흡했다"고 보고 있었다.

최근 문제가 된 비민주적 이사 선출 문제에 대해서도 76.2%가 "성 총장의 개선 노력이 부족했다"고 응답했다. 교수협의회, 평의원회 등은 최근 "현행 이사 선출 제도는 이사회가 스스로 후임 이사를 결정하는 구조"라며 정관 개정을 요구했지만 이사회는 6일 개정안을 부결했다. 성 총장 선출 당시 이사회가 정책 평가 2순위였던 성 총장을 선출하면서 논란이 된 총장 선출제도 개선 노력 역시 75.8%가 "부족했다"고 답했다.

성 총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자 서울대는 서둘러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대는 성 총장이 11월 1일 열릴 이사회에 학내 이사 4명을 평의원회가 추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 의장인 조흥식 교수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내용이지만 이사회 통과 여부 등을 두루 살펴본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정규직 노조인 '서울대 노조'도 이날 법인직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 총장의 대학 운영 성과 점수가 61.5점(100점 만점)이었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법인화 이후에도 성 총장이 대학 운영의 자율성이 확보되지 못한 점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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