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곰내터널’ 빗길 사고 빈발 이유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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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빠짐 나빠 도로 중간에 수막 형성

 지난달 2일 유치원 버스가 넘어진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18일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에 따르면 최근 도로 정밀 조사 차량을 이용해 곰내터널 안팎을 조사한 결과 구조상 비가 올 때 사고 위험이 높았다. 정관신도시 방향 입구 100∼130m 지점에서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다. 좌우 경사가 1.5∼2%는 돼야 물이 도로 가장자리로 원활하게 빠지는데 이 구간은 0.15∼1.2%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차량 바퀴 등에 딸려 들어온 빗물이 터널 안 도로 중간에 고여 수막이 형성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담당한 임창식 박사는 “수막으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차량이 제대로 제동되지 않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터널 입구에서 30m 지점까지 종단 평탄성이 3.78∼11.59로 측정됐다. 종단 평탄성은 ‘0’에 가까울수록 평평하다는 의미로 수치가 높을수록 차량이 위아래로 덜컹거려 자칫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무려 1830m 구간이 내리막길인 것으로 조사됐다. 종단 경사가 ‘―0.26∼―4.4%’로 안전 기준인 ‘―17% 이하’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운전자가 평지와 같은 힘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력이 매우 빨라진다.

 이 같은 지적이 일자 부산시는 10억 원을 들여 이곳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또 과속 예방을 위해 안내 경고문과 구간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하고 정관산업로의 최고속도를 시속 80km에서 70km로 낮추기로 했다. 임 박사는 “빗물이 잘 빠지도록 조치하고 울퉁불퉁한 노면도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곰내터널에서는 유치원 버스에 이어 차량 2대가 빗길에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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