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송박사의 술~술 경제]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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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먼저 정보를 듣고 구입해 경험하는 사람들을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라고 합니다. 모바일 기기, 인터넷 등의 발달에 따라 정보전달자로서 얼리어답터의 역할이 커지면서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에도 얼리어답터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얼리어답터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현명한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줄까요?

 무조건 얼리어답터가 되는 것이 현명한 소비는 아닙니다. 최근 발생했던 최신 휴대전화의 배터리 결함과 같은 사건은 소비자가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최신 정보 기기뿐만 아니라 과학과 산업의 발달에 따라 소비자들은 편리하면서 품질도 좋은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거의 매일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위험이 이런 제품들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각종 건축자재에 사용됐던 석면이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로 나중에 밝혀진 것은 이런 위험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새로 출시되는 제품의 위험 요인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합니다. 위험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것인지는 정답이 없고 소비자 개인의 위험에 대한 태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가진 소비자는 새로 출시된 제품을 소비하는 데 소극적이고, 반대 성향을 가진 소비자는 신제품 소비에 적극성을 보입니다. 모든 소비자가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피해가 발생할 확률은 줄어들겠지만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는 의지도 함께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위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태도가 생산자들의 혁신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개별 소비자의 입장에서 최적의 위험 회피 수준을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개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습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완전경쟁시장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소비자에게 완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정보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효율적인 정보 활용을 통해 현재의 소비 트렌드뿐 아니라 미래의 소비 트렌드도 파악해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을 얻는 똑똑한 소비를 해야 합니다.

 정보 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정보를 얻는 비용이 크게 감소했고 또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명한 소비자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율적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 자신이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주어진 소득의 범위 내에서 얼마만큼 소비를 할 수 있는지도 가늠하고 있어야 합니다. 주관 없이 유행만 좇고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소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효율적인 정보 습득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을 알고 정보를 효율적으로 습득하는 자만이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송원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소비자#제품#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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