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아픔 딛고… “일어서라, 경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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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난지역 선포후 복구 활력… 피해주민 돕기 온정도 잇따라
10월부터 관광지 무료입장 등… 관광산업 살리기 위해 전력

경주시 황남동 주민들이 지진 극복을 다짐하는 주민센터 간담회에 참석해 심리 특강을 듣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주시 황남동 주민들이 지진 극복을 다짐하는 주민센터 간담회에 참석해 심리 특강을 듣고 있다. 경주시 제공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 가을걷이 준비도 해야죠.”

 경북 경주시 내남면 덕천2리 이모 씨(60)는 창고에 있던 농기구를 꺼내 손질했다. 이 마을은 계속된 여진에 주민들이 한동안 일손을 놓았다. 이 씨는 “이웃들이 집안 텃밭부터 살피며 조금씩 일상을 찾는다”고 말했다.

 경북관광협회와 경주펜션협회, 한국외식업중앙회 경주지부 등은 지역 관광산업이 회복되도록 경주를 찾아 용기를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26일 발표했다. 경주시는 다음 달부터 관광지 무료 입장과 숙박 및 놀이시설 최대 50%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경주가 지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고 있다. 피해 주민을 돕는 온정이 잇따르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이후 복구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경주시는 26∼28일 지진 극복을 다짐하는 시민간담회를 연다. 하루 2회 주요 피해 지역을 순회하며 전문가의 특강과 복구 방법도 알려 준다. 이영렬 국립부곡병원장은 ‘흔들려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마음’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이 병원장은 “이웃과 함께 이겨 낸다는 연대감이 지진 스트레스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복구 지원의 손길은 확산되고 있다. 코오롱 그룹은 재난 대비와 대피소 운영에 필요한 천막과 모포 등 5억 원 상당의 물품을 경주시에 기탁했다. 안병덕 ㈜코오롱 사장은 “초등학생들이 운동장에 대피해 점심을 먹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며 “경주 시민들이 하루빨리 피해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경주시에 5억 원을 기탁했다. 조석 사장은 “지진의 상처를 이겨 내고 경주의 활기찬 모습을 빨리 찾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경주 출신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 2억 원, 윤영식 ㈜영화흥진레미콘 대표가 1000만 원,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에서 2100만 원, 충남 서산시에서 1086만 원, 경주제일교회에서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최근까지 10여 개 기관에서 12억5000여만 원이 모금됐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경북도회가 등 6개 기관은 기와 7만7000장을 복구에 써 달라며 기부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성금과 물품은 피해 주민들이 재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안전한 경주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지원도 시작됐다. 경북지방우정청은 피해 주민들의 우편물 무료 배송과 우체국 송금 수수료 면제, 보험료 및 대출 이자 납입 유예 등을 지원한다. 구호 우편물은 대한적십자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우체국에 접수시키면 무료 배송한다.

 11월 30일까지 재해증명서를 우체국에 제출하면 내년 3월까지 보험료와 대출 이자 납입 기간을 연장해 준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연기와 납기 연장, 징수 및 체납 처분 유예 등의 세정 지원을 실시한다. 국민은행은 지진 피해를 본 개인 사업자와 중소기업에 최대 5억 원을 1% 금리로 대출한다. 대출 만기도 연장해 준다.

 22일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이후 지진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4800여 채의 기와가 부서지고 벽이 갈라지는 등의 피해 규모는 131억6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민관군이 힘을 모아 피해 주택의 지붕 80%가량을 천막으로 보수해 응급조치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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