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 통보’ 10대 여자친구 살해 법대출신 30대 男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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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7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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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자친구의 이별통보에 화가 나 여자친구와 범행 장면을 목격한 친구까지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혐의로 기소된 이모(31)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채팅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A양(18)과 사귀게 됐지만 만남과 헤어짐을 수차례 반복하는 과정에서 수치심을 느꼈다.

대학 졸업후 특정한 직업 없이 성매매 업소를 인터넷에 홍보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 생활하던 이 씨는 그해 11월 A양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A양의 집을 찾아갔지만 거절당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사과했는데도 거절당하자 극도의 수치심과 자괴감을 느끼고 A양을 살해하기로 결심, 대형마트에서 둔기와 흉기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A양의 집을 찾아간 이 씨는 이튿날 새벽 A양을 둔기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A양과 함께 살던 B양(17)이 범행 장면을 보고 비명을 지르자 B양 역시 숨지게 했다. 이 씨는 범행 후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성매매업소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과정에서 이씨는 평소 키우던 고양이를 별다른 이유 없이 수차례 살해하는 등 폭력적 성향이 있었다는 점도 나타났다. 그는 "평소 충동조절장애 증상을 겪었고 범행 당시 분노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범행을 치밀하게 하고 범행 후에도 침착하게 현장을 수습하는 등 상황을 근거로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법학을 전공했고 성인지능검사에서도 전체지능이 '평균 상' 수준에 해당한다"며 "생명의 절대적 가치와 살인죄의 심각성에 대해 명확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씨를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범행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고 평생 동안 참회하며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아울러 이 씨가 유족들의 면회신청을 거부하다 결심공판기일에 이르러서야 사죄의 의사표시를 하는 등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는 점도 양형에 참고했다.

대법원도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선고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없다"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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