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부럽지 않은 ‘지방 벤처의 복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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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메뉴의 구내식당, 육아 걱정없는 사내 어린이집, 스크린골프장…
춘천 ‘바디텍메드’ 화제

▲강원 춘천시 바디텍메드 사내 어린이집에서 한 원아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집은 직원 근무시간에 맞춰 종일반이 운영되는 데다 틈틈이 자녀들을 챙길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강원 춘천시 바디텍메드 사내 어린이집에서 한 원아가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린이집은 직원 근무시간에 맞춰 종일반이 운영되는 데다 틈틈이 자녀들을 챙길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팔보채와 모둠강정, 감자그라탱, 양송이볶음, 훈제연어샐러드, 낙지볶음, 그리고 찐 옥수수와 자몽에이드….

21일 점심 때 강원 춘천시 동내면 바디텍메드㈜ 구내식당에 차려진 음식들은 여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게 푸짐했다. 직원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즐겁게 식사를 했다. 바디텍메드 구내식당에선 하루 세 끼 모두 공짜다.

▲직원 휴게실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직원들. 바디텍메드 제공
▲직원 휴게실에서 안마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직원들. 바디텍메드 제공
바디텍메드의 직원 복지가 화제다.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및 진단시약 전문 기업인 바디텍메드는 연구개발 못지않게 직원 복지를 우선시한다. 벤처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만큼이나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398억 원 매출에 1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코스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합병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 대차대조표상으론 적자다. 하지만 사원 복지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이런 선진국형 사원 복지는 최의열 대표(55)의 의지에서 나왔다. 한림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8년 교내 창업을 통해 회사를 일군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의식주 걱정 없는 직장 생활과 저녁이 있는 삶을 주고 싶었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도 복지에 많은 투자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먼저 최 대표는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했다. 식당 조리사와 버스 운전기사, 경비원을 포함해 직원 대부분이 정규직이다. 일부 신입 사원만 계약직인데 이들도 1년이 지나면 큰 문제가 없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춘천에 연고가 없는 주말부부나 미혼 직원에게는 사택과 기숙사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주택 구입비와 전세금 일부를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다.

바디텍메드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사내 어린이집. 이곳의 영유아는 67명으로 0세 반(3명)과 1세반(9명)도 운영한다. 부모들은 일하면서 수유를 하는 등 틈틈이 아이들을 챙길 수 있어 대만족이다.

어린이집에서는 초등생 자녀를 위한 방과후 수업과 방학교실도 무료로 운영한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을 회사 버스가 태우고 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방학교실은 여름에는 수영과 수상스키, 겨울에는 스키캠프 등으로 인기가 높다. 성수용 바디텍메드 차장은 “육아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과 회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과 후엔 회사 내 체육시설과 어학교실이 직원들로 붐빈다. 헬스장을 비롯해 테니스장 2면, 배드민턴장 3면, 풋살장, 탁구장, 당구대에 스크린골프도 2실이 있어 종합체육관을 방불케 한다. 헬스케어센터에는 전문 직원이 상주해 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돕고 주 2회 요가 교실도 운영한다. 또 영어 중국어 일본어교실과 외국인 직원을 위한 한국어교실도 운영 중이다.

최 대표는 “직장의 일과 개인의 삶이 연계될 때 개인과 회사가 동시에 발전한다”며 “뛰어난 직원 복지로 소문난 구글 못지않은 우리만의 개성 있는 복지 시스템을 갖춰 직원들이 편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디텍메드는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엔 지난해보다 200억 원 증가한 6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춘천#바디텍메드#지방#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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