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으로 숨진 환자 시신, 응급실에 4시간 안치돼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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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을 앓다 숨진 50대 남성의 시신이 병원 응급실에 4시간 동안 안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경 광주 북구 유동 골목길에서 김모 씨(57)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 A 씨(53·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김 씨는 인근 재래시장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의식을 잃었다.

119에 의해 광주의 한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김 씨는 30여분동안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숨졌다. A 씨는 ‘의료진에게 김 씨가 결핵을 앓고 있다고 알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사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관도 의료진에게 ‘시신을 영안실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결핵이 공기 중 전염 질환인데다 사망자가 피를 토한 채 병원으로 옮겨져 혹시 있을지도 모를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격리를 요청한 것이다.

사망한 김 씨가 누워있던 곳은 응급실과 분리된 심폐소생술 공간이지만 일부만 칸막이가 설치돼 두 공간 사이가 뚫려 있었다. 경찰은 병원 측이 23일 오전 11시 40분경 광주 북구 임동 사회복지사의 결핵 환자 확인과 병원비 지급보증 약속을 받고 시신을 영안실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숨진 김씨는 6개월 동안 결핵 치료약을 복용해 전염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사망자가 결핵을 앓았던 것을 늦게 알았고 인적사항 확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결핵은 호흡기 전염병으로 환자가 사망하면 감염 위험성이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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