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정신]산업구조 바꾸고 성장기반 넓히고… 미래의 기반, 7대 신산업 활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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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 스마트 융복합산업 육성 전략

경북도와 포항시, 타이타늄 부품제조 전문업체 엠티아이지의 투자 협약식에서 정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왼쪽에서 첫 번째)와 이강덕 포항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 타이타늄 부품제조 전문업체 엠티아이지의 투자 협약식에서 정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왼쪽에서 첫 번째)와 이강덕 포항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자동차용 부품 소재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도는 최근 소방관의 인명 구조와 화재 진압 활동을 돕는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옷 방식) 로봇을 선보였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LIG넥스원 ㈜FRT가 연구 개발에 참여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소방관이 메는 산소통의 체감 무게를 70%가량 줄여준다. 소방관은 화재 현장에서 11kg짜리 산소통 1개를 메고 45분 정도 인명구조 활동을 한다. 다리의 힘이 세지면 활동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면 산소통을 2개까지 멜 수 있다. 2개의 무게인 22kg은 6.6kg으로 줄어들고 인명 구조 등 활동 시간은 2배로 늘어난다. 경북소방학교 교관은 “계단을 오를 때 로봇이 밀어줘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다만 25kg가량인 로봇 자체 무게 때문에 혼자서 입고 벗을 때 어려움이 있어 개선 방법을 찾고 있다.

로봇의 시제품 제작비는 4700만 원이지만 대량 생산하면 800만 원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력지원 웨어러블 로봇은 미국 일본에서 국방용과 산업용으로 개발됐다. 소방용은 처음이라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10대 로봇산업 프로젝트 추진


경북도는 올해 산업구조 재편에 집중한다. 중국 경제의 둔화 및 미국의 금리 인하, 저유가 등으로 세계 경제가 비상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분석하고 경북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추진하는 10대 로봇산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해양과 항만물류, 철강 자동화, 안전산업, 국방소방, 스마트센스, 가전, 의료, 기계베어링, 농업 및 문화 등의 분야에 쓰이는 로봇을 개발한다. 경북도는 △포항의 안전산업 △경산 영천의 국방소방 △구미의 가전, 의료 △안동 영주의 농업문화 등 권역별로 나눠 연관 산업과 동반 성장하도록 추진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포항)과 함께 수중(水中)건설로봇과 국민안전로봇, 극한로봇, 국방로봇, 가전로봇 등도 육성한다. 주요 사업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기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 개발 분야도 넓힌다. 제조 및 산업용 로봇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한다. 경북농업기술원과 축산기술연구소, 소방학교 등은 테스트베드(시험환경) 역할을 맡는다.

경북도는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산업단지를 우선 분양한다. 공장 설립과 관련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할 방침이다. 매년 5개 과제를 선정하던 특화 로봇 개발 사업은 10개까지 확대한다.

로봇 전문 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경북도는 국민안전로봇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영남대에 로봇학과 신설을 제의했고 내년 학기 운영을 검토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영주의 동양대는 로봇의 뼈대를 구성하는 주재료인 베어링 관련 학과 개설에 적극적이다. 김호섭 경북도 창조경제과학과장은 “로봇이 미래 융합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타늄 및 탄소산업 벨트 구축


경북도는 최근 7대 스마트(지능형) 융복합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했다. 7대 신산업을 7년 내, 7개 일등 산업으로 키운다는 ‘7+7+7’ 구상을 세웠다. 먼저 타이타늄과 탄소 등 원천 소재 산업 육성에 나선다. 항공과 우주 국방 임플란트 분야에 쓰이는 타이타늄을 지역 전략 산업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 센터와 전용단지를 조성한다. 타이타늄은 고강도 초경량 등의 강점이 있고 사람의 몸에 들어가도 부작용이 적은 친화적인 금속 원소로 불린다. 박성수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포스텍이 최근 타이타늄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포스코도 관련 산업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서 타이타늄 산업의 전망이 밝다”며 “포항에 타이타늄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구미 경산 영천 경주 등과 연결해 첨단소재 산업벨트를 구성하면 동반 성장 효과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미 구체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북도와 포항시, 타이타늄 부품제조 전문 ㈜엠티아이지(MTIG)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2018년까지 150억 원을 들여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서울 본사와 인천 화성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산업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타이타늄 클러스터 조성 속도를 높여 산업구조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탄소성형 클러스터의 예비타당성 조사도 하고 있다. 구미 하이테크밸리 66만1000m²에 단지를 조성하고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달한 경산에 탄소성형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구미∼경산∼포항을 잇는 탄소산업 벨트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일본 독일 현대자동차 등 관련 기업의 참여가 기대된다. 탄소는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산업화 확장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재다. 이 밖에 경북도는 미래 첨단 기술로 주목받는 그래핀(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정보기술(IT) 상용화 타당성 조사도 기획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 등 신산업 개발도 속도

경북도는 스마트 기기를 전략 산업으로 정하고 집중 육성한다. 웨어러블을 중심으로 의료기기와 인쇄전자, 경항공기 산업 등과 연계하는 제조 공정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미는 전기전자와 정보통신기술(ICT) 섬유 등 관련 기반 및 기술력을 갖췄고 ICT 집적단지도 형성돼 최적지로 꼽힌다. 도는 지능형 미래 공장으로 주목받는 스마트 팩토리 1000곳을 만들 계획이다. 웨어러블과 스마트 자동차 분야의 예산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용 창출이 많은 분야로 꼽히는 항공산업 기반도 확대한다. 미국 보잉사가 지난해 5월 영천에 준공한 항공전자수리정보개조(MRO)센터와 협력한다. 보잉사는 공군 주력 전투기 F-15K의 전자부품 공급 등을 위한 생산 공장과 연구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MRO센터 옆에는 최근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가 준공됐다. 항공전자 장비 및 부품의 시험 평가와 인증, 연구개발을 한다. 현재 진동 고도 시험기와 열 충격 시험기 등 장비 11종을 구매했고 내년에 29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센터는 먼저 중소형 항공기 전자부품 개발에 집중한다. 영천시 관계자는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등 주요 센터들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역에 발달한 기계 금속 부품산업 등의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항공산업의 발전은 구미 하이테크밸리에 조성하는 탄소산업단지 경쟁력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 기술 이전과 투자 등을 약속한 일본 도레이사는 탄소복합재료로 항공기를 제작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현재 날개와 동체 등 전체 구조의 50%가량을 탄소 복합재로 만든다. 도레이는 구미 하이테크밸리에 탄소섬유와 성형가공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경산 연구개발특구에는 화장품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K-뷰티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6만5000여 m²에 기업 40여 개를 유치하고 2025년까지 수출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일자리 3500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산시 유곡동에는 화장품 연구개발의 거점인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를 구축해 제품 기획과 시제품 생산, 수출 지원 체계를 갖춘다. 대구 경북 화장품 중소기업과 협력해 기능성 한방 화장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세계 화장품 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매년 10∼18%씩 성장하고 있다. 경산이 국내 화장품 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생산 기반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 올해 경북의 미래
신산업 분야 7대 프로젝트 자료: 경북도

[1] 타이타늄 신산업 벨트(4300억 원)

[2] 항공복합재 수리기반 구축(3000억 원)

[3]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농기계부품 클러스터

(2000억 원)

[4] 공업용수 플랜트 국산화 시범단지(2000억 원)

[5] 청색기술 융합산업 클러스터(2200억 원)

[6] 해저탐사시스템 임해시험장(800억 원)

[7] 국방 로봇센터(1600억 원)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신산업#경북도#경북정신#로봇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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