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5억 배임-횡령혐의 구속기소… 고교-대학동창에 일감 몰아주고
퇴직후 사무실비용-운전사월급도 받아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18일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을 구속 기소했다. 남 전 사장은 지인들의 업체에 특혜를 준 뒤 20억 원 상당의 뒷돈을 받고, 회삿돈 4억78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11년 9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잠수함 수출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지인이 중개인으로 선정될 수 있게 해달라”는 브로커 최모 씨의 청탁을 받고 2013년 4월과 2014년 10월 총 46만 달러(당시 약 5억 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돈을 모두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
2011년 1월에는 고교 동창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손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의 하청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을 들어준 뒤 2014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 월급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남 전 사장은 앞서 BIDC의 대주주이자 대학 동창인 정준택 씨(65·구속 기소)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12억4000여만 원의 뒷돈을 받고 퇴직 후에는 개인사무실 비용 2억2000여 만 원을 받아낸 혐의,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의 오슬로·런던지사 자금 50만 달러(당시 약 4억7000만 원)를 빼돌린 혐의(횡령)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오만 선상호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빌딩 신축, 삼우중공업 인수 과정에서 배임죄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했다. 또 재임 기간에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오만 선상호텔과 당산동 빌딩 신축을 맡았던 유명 건축가 이창하 씨(60)는 특혜를 받고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16일 구속됐다.
검찰은 당분간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집중 조사한 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정치권 로비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14일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 등을 상대로 회계사기로 입은 손해 489억 원을 배상하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다음 날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도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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