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총체적 부실” 대전 봉산초 학부모들 뿔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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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부실하고 머리카락 등 나와”… 영양사-조리사 전원 교체 요구
담당 공무원 처벌도 함께 촉구

28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시교육청 앞에서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급식 관계자의 전원 교체와 담당공무원 처벌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8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시교육청 앞에서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급식 관계자의 전원 교체와 담당공무원 처벌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의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급식이 급식의 질과 위생 등에서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며 영양사와 조리사의 전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여러 번의 개선 건의를 했지만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담당 공무원의 처벌도 요구했다.

이 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급식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이 학교 5, 6학년 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밥과 국, 반찬에서 머리카락, 휴지, 플라스틱 조각 등이 나왔다는 응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영양교사 입회하에 시료를 보내 검사한 결과 세균도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는 것.

배식을 했던 학부모들이 찍었다면서 비대위가 제시한 급식 사진을 보면 반찬이 김치와 호박 각 한 조각이 전부이고 국은 거의 국물만 있을 정도로 부실한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들이 이 사진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잔반인 줄 알았다”, “그 학교 교장 교감은 집에서 자식이나 손자에게 그렇게 먹이냐” 등 교육당국을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쇄도했다. 한 학부모는 “이런 급식 부실이 오래 계속됐고 지난해 4월 학부모 민원으로 현장점검을 나온 서부교육청의 담당 공무원이 ‘아이들이 식중독이 안 걸린 게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제점을 시인했다”며 “하지만 그 다음에 아무런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시 교육청에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일부 조리원이 학생들에게 비인격적인 막말과 욕설을 상습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에서는 내달 1일자로 병휴직을 낸 영양교사와 조리원들 사이에 오랫동안 갈등이 심각했지만 교육당국이 문제를 방치하면서 급식이 부실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는 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한편 29일에는 설동호 시 교육감을 면담하고 해결을 촉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계속됐는데도 시 교육청 측은 이달 중순에서야 직접 조사를 나왔다”며 “교육감이 아래에 미루지 않고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서부교육지원청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인사 조치를 하거나 급식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감 비서실은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러온 학부모들을 저지하기 위해 비서실 문을 잠가버려 비난을 샀다. 비서실은 2월에도 교육감 면담 요구를 하러온 급식업자들을 막기 위해 같은 행동을 했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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