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이 여중생 2명 집단 성폭행’ 피의자 부모 “5년이나 지난 일인데 이제와서…” 피해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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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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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남자 고등학생 22명이 두 명의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 5년 만에 밝혀진 가운데, 일부 피의자 부모는 “5년이나 지난 일인데 왜 이제와서 그러냐”라며 오히려 피해자를 탓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한 피의자의 어머니는 “어릴 때 한 일 가지고 경찰이 너무한다. 출근은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빨리 아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또 “5년이나 지난 일인데 이제와서 그걸 갖고 왜 그러냐”라며 피해자 탓을 한 피의자 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년 만에 실체가 드러난 이 사건은 지난 2011년 9월 서울 초안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서울 노원구의 한 골목에서 캔 맥주를 마시던 여중생 A 양과 B 양을 우연히 목격한 C 군(당시 16세) 등 고교생들은 “몰래 술 마신 사실을 알려 학교를 못 다니게 하겠다”고 협박해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엿새 후 두 여중생을 초안산으로 불러냈다.

C 군 등 11명의 고교생들은 A 양과 B 양이 만취상태가 될 때까지 술을 먹였고, 이들이 정신을 잃자 4명이 번갈아가며 A 양을 성폭행했다. B 양은 당시 만취해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 군 등 22명은 또 다시 A 양과 B 양을 불러냈고, 지난번 성폭행을 주도했던 4명을 포함해 6명이 다시 A 양과 B 양을 성폭행했다. 16명은 이를 지켜봤다.

경찰은 2012년 다른 사건에 연루된 C 군 등 3명의 고교생을 조사하다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알게 됐다. 사건 후 가해자들은 직장인과 대학생 등으로 정상적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피해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성폭행 후유증으로 수년 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해자 고소와 피해 진술을 거부하던 피해자들은 경찰의 설득으로 올해 초 서울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전문센터)를 찾았고, 여러 차례 상담을 통해 용기를 얻어 올 3월 초 차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의자 4명은 당초 “피해자가 거짓말을 한다” “5년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지만 경찰이 증거와 신문을 통해 혐의를 입증해 나가자 대부분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C 군 등 3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했고 D 군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주범 외 공범 6명은 특수강간 미수 및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피의자 12명은 조사를 마치고 각 소속 부대 헌병대로 인계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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