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1년만에 안정화… 외항 입지 탄탄히 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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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 인터뷰

9일 ‘국가지속가능발전 기관장’ 부문상을 받은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항만업계의 재편이 진행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천항에 원양 노선을 최대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9일 ‘국가지속가능발전 기관장’ 부문상을 받은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항만업계의 재편이 진행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천항에 원양 노선을 최대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항만이 새로 문을 열면 통상 2, 3년간 자리 잡느라 힘들죠. 하지만 인천신항은 개장 1년 만에 물동량을 꾸준히 늘리며 안정화됐습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63)은 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바다 쪽에 자리 잡은 인천신항의 신속한 ‘안정 궤도’ 진입에 만족해했다. 2개의 민자 유치 컨테이너 전용항만으로 출발한 인천신항이 ‘인천항의 외항시대’를 순탄하게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에 이어 올 3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이 부두 길이 800여 m인 인천신항 1단계 구간에 첨단 하역장비를 투자해 모습을 드러낸 인천신항은 갑문으로 운영되는 ‘내항시대’의 막을 내리고 화물선이 자유롭게 입출항하는 외항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인천신항에서는 미주 등지의 신규 화물과 새 항로를 추가 개설하고 있다. 유 사장은 인천항 최초로 육류를 직수입할 화물노선을 유치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한다.

―인천신항에서의 물동량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국내 해운업계의 위기로 항만 물동량이 뒷걸음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국 항만에서 평균 0.3% 하락했지만 인천항에선 8.6%나 늘었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각국과의 수출입 물량이 인천항으로 몰리는 덕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미주 항로 개설로 인천항의 숙원이 풀렸다고 한다. 어떤 의미인가.


“지난해 6월 신항 개장과 함께 현대상선 주도로 미국행 정기 컨테이너 항로 ‘CC1(Central China 1)’ 서비스를 개시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인천항∼미주행 원양 항로 명맥이 끊겼다 30년 만에 부활된 노선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부산∼인천∼중국 상하이 노선을 운항하는데 주 1회 인천신항 SNCT에 입항하면서 냉동·냉장 컨테이너 물량이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났다.”

―인천신항에서 미국 육류 직항 노선도 조만간 개설된다고 들었다.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단백질 화물을 통칭해 ‘프로틴’이라 부른다. 그간 미주 지역 프로틴이 부산항으로 들어왔는데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 국내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과 가까운 인천신항을 통해 수입하는 신설 항로가 생길 것이며, 앞으로 인천항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냉동 컨테이너 화물은 운임, 하역료 등이 일반 컨테이너보다 2배 이상 비싸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인천항의 경쟁력이 아직 낮다는 지적도 있다.

“그간 인천항을 이용하는 화주들이 고비용과 통관 수속의 비효율성에 불만을 나타냈다. 신항 개장으로 신속한 통관과 검역이 이뤄지면서 이런 불편이 개선되고 있다. 미국산 건초, 과일에 이어 냉동육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런 물품들의 통관 시간이 부산항과 비슷한 시간대를 기록하고 있다.”

유 사장은 1978년 현대종합상사에 입사해 현대상선 대표를 지낸 정통 해운물류인 출신이다. 그는 “재임 기간 물동량을 꾸준히 늘려 인천항을 세계 60위권에서 3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지속경영평가원으로부터 ‘국가지속가능발전 기관장’ 부문상을 받았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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