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많으면 고혈압 발병도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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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에 환경부담금 검토]
서울대 연구진 3년치 자료 분석… “호흡기外 심혈관 질환에도 영향”

미세먼지(PM10)가 호흡기뿐 아니라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고혈압 뇌중풍(뇌졸중) 등 질환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30일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2008∼2010년 질병관리본부의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와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가 m³당 1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많아질 때마다 고혈압과 뇌중풍 발생률이 4.4%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유차가 다량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이산화질소(NO₂)가 10ppb(1ppb는 1000분의 1ppm) 증가할 때마다 고혈압과 뇌중풍, 협심증(심장동맥이 좁아지는 병)의 발생률은 7.3∼8% 올랐다. 그동안 미세먼지에 들어있는 발암물질이 폐에 침투해 폐암 천식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을 밝힌 논문은 적었다.

해외에서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국 남가주대기정화국(SCAQMD)은 1987년부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암 발생률의 관계를 분석해 오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는 2012년 건강한 성인 남성에게 희석시킨 경유차 배기가스를 흡입하게 하는 다소 극단적인 방식의 실험까지 벌여 배출가스 여과장치의 효과를 평가했다.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시급히 밝혀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 전문가들은 당장 수도권의 미세먼지가 심각한데 관계 부처는 ‘어디에서 온 미세먼지냐’를 두고 논란만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환경학자는 “환경부가 2005년 제1차 대기환경 개선사업 기본계획 추진 당시 위해성 연구를 발주했다가 ‘우선순위가 밀린다’는 이유로 취소했다”며 “지금부터라도 미세먼지가 정확히 어떤 인체 부위에 얼마나 해로운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미세먼지#초미세먼지#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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