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트럭제조사에 사상최대 과징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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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에 환경부담금 검토]
매연저감장치 도입 미루고 가격 담합
스카니아 등 6개社 최대 14조원

유럽연합(EU)이 길거리에 시커먼 매연을 내뿜고 다니는 대형트럭 제조회사들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철퇴를 내리기로 했다. 제조회사들이 서로 짜고 매연 배출을 낮추는 신기술 도입을 지연시켰을 뿐 아니라 트럭 가격까지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 시간) EU가 이르면 올여름 대형트럭 제조사 6곳에 역대 최대 규모의 담합 과징금을 매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다임러, 이탈리아 이베코, 스웨덴 스카니아, 독일 만, 스웨덴 볼보 르노, 네덜란드 DAF 등이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EU 법에 따르면 과징금은 6개사 글로벌 매출 합계액의 10%까지 매겨질 수 있어 최대 107억 유로(약 14조1240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FT가 입수한 EU 당국의 문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서로 담합해 연료소비효율 개선이나 새로운 배출가스 저감 기술 도입을 늦췄다. 또 지난해 폴크스바겐 사건 이후 새 배기가스 저감 기술 도입 시기를 지연하기로 공모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다른 종류의 차량들은 나날이 연비가 좋아졌지만 대형트럭 연비는 여전히 1990년대 중반 수준에 멈춰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1990년 이후 20년 동안 36%나 늘었다는 것이다. 종전 과징금 기록은 2012년 TV와 컴퓨터 모니터 튜브 담합에 부과됐던 14억 유로(약 1조8534억 원)다. 트럭 제조사들은 과징금 폭탄에 대비해 26억 달러(약 3조997억 원)의 충당금을 쌓아두고 있지만 일부 회사들은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담합 사실을 당국에 알린 ‘만’은 과징금을 면제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경유#트럭#매연저감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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