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의 부동자세는 피하세요”

  • 동아일보

[부산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

김태균 소장
김태균 소장
최근 흥미로운 광고 한 장면을 봤다. 미래창조과학부 직원들이 스탠드형 책상 앞에 서서 일하는 모습이었다.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표정은 즐거워 보였다. 서서 일하는 문화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에선 이미 수년 전에 시작됐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안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근육과 뼈에 부담을 주며 복부비만이나 심장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요즘은 ‘서서 일하기’ 열풍으로 가구업체에서 스탠딩 데스크도 출시하고 있다. 서서 일하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 운동도 되고 바른 자세와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게 흡연만큼 건강에 안 좋다고 하지만 무조건 서서 일한다고 과연 건강에 좋을까.

얼마 전 단골 미용실의 원장은 “앉아서 일하는 게 소원”이라며 웃었다. 그는 20년 동안 일하면서 앉는 시간은 하루 1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서 일하는 게 좋다면 그는 건강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허리 통증과 하지정맥류로 한 달에 한두 번은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장시간 서 있으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다리 근육과 발에 피로가 쌓이고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준다. 또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뼈의 긴장 상태가 지속돼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진다. 동시에 척추 주변의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줘 허리 통증으로 이어진다. 다리의 정맥이 늘어나 피부가 돌출되는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서서 일하는 시간이 하루 4시간 이상이면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자는 약 8배, 여자는 약 3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앉아서 일하든 서서 일하든 ‘장시간의 부동자세’는 좋지 않다.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부동자세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근무한 사례와 앉아서만 일한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전자는 전반적으로 기분도 좋아지고 등이나 목 통증이 5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앉아서만 일을 하자 이러한 효과는 2주 안에 사라졌다.

핵심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자세를 바꾸고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움직임이 우리의 건강을 유지해줄 수 있다는 사실, 오늘부터라도 명심하고 실천해 보자.
 
김태균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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