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수학학원에서 시작되는 ‘교육한류’ 바람

  • 에듀동아
  • 입력 2016년 5월 23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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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던 핀란드가 최근 교육 노선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학력 저하가 심화하면서 핀란드 교육 시스템에 위기가 감지된 분위기다. 핀란드의 교육학자 파시 살베르그(PasiSahlberg)는 “핀란드 교육시스템이 노키아(Nokia)의 오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정상의 자리에서 혁신에 실패했다는 것.


세계 60여 개국의 15세 학생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는 핀란드 교육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였다. 핀란드는 2000년 읽기에서 1위, 수학과 과학에서 각각 4위와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신 통계인 2012년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모든 분야에서 순위가 떨어진 가운데 특히 수학은 12위로 대폭 하락했다.


같은 해 우리나라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와 수학/과학 성취도 평가(TIMSS)에서 최상위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고 2014년에는 ‘국제 인지능력/학업성취 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의 교육제도를 본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핀란드의 교육 시스템을 롤모델로 삼던 다른 국가에서도 새로운 교육 롤모델을 찾기 위해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교육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하락하고 있는 핀란드 교육 시스템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례로 지난 18일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방송국인 ‘M6’에서 우리나라 대치동 수학학원을 방문해 집중 취재했다. 프랑스 방송국 M6의 PD는 “2016년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뛰어난 교육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취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교육 현장인 대치동에서 내신과 입시에서 지속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클라디 수학학원’을 선정한 것. 클라디 수학학원은 대치동 특유의 ‘과외식 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교육방식은 강사 주도로 다수의 학생들에게 일방향으로 수업 내용을 전달하는 이른바 ‘강의식 수업’을 따르고 있다. 실력 있는 강사의 수업을 받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한데 모이지만 강사가 수업을 진행할 때 학생 개인마다 초점을 둘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학생의 이해력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성적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학생들이 ‘과외’를 찾지만, 과외는 강사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상당한 고액의 수강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 또한 크다.


이러한 기존 교육방식의 한계점을 돌파한 것이 이 학원의 ‘과외식 수업’. 과외식 수업이란 실력 있는 강사의 지도 하에 소수 인원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개인별 수준과 성향, 진도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강사가 학생 개인을 일대일로 지도함으로써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학생의 약점과 강점을 적극적으로 보완․보강할 수 있는 것이 특장점이다.


이날 프랑스 방송국 촬영팀의 인터뷰에 응했던 황수비 원장은 “대치동의 학생들이 높은 수학 성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각 학생에 대한 강사의 일대일 밀착지도와 철저한 학습관리의 결과물”이라며 우리나라 대치동의 교육 시스템을 소개했다.


지난달에는 중동 지역의 주한대사가 입시전문으로 유명한 대치동 고등수학학원 ‘가인아카데미’와 대치동 중등수학학원 ‘짱솔학원’에 방문하는 등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나라들이 점차 느는 추세다. 교육 시스템의 새로운 롤모델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면서 ‘교육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한편 18일에 취재 및 촬영한 대치동 수학학원 다큐멘터리 영상은 오는 9월 프랑스 현지에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동아닷컴 교육섹션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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