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운호측 브로커’ 출국금지… 차명계좌 통한 자금흐름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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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상대로 제기된 법조계 및 공무원 로비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기로 하고 수사의 단서를 분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정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관련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이모 씨(56)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이 씨의 차명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한 자금 흐름도 추적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이 씨를 출국금지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해왔다.

검찰은 일단 이 씨가 정 대표 측에서 받은 9억 원 안팎의 자금을 서울메트로 지하철 역내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확장 등을 위한 로비에 썼는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씨는 정 대표의 경찰, 검찰 사건을 변호한 검사장 출신 A 변호사, 서울메트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모 정치인과 고교 동문이다. 검찰은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정 대표로부터 “서울메트로 관련 대관(對官) 업무를 하던 이 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씨가 특정 정치인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로비 의혹도 살펴볼 계획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정 대표는 평소 직접 로비에 나서기보다는 측근이나 브로커를 이용하는 편이어서 돈을 노리고 접근한 인물들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며 “정 대표와 브로커들을 압박할 증거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정 대표의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 경찰, 검찰, 법원은 물론이고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우선 경찰이 2014년 벌인 정 대표 도박 수사가 무성한 뒷말만 남긴 채 무혐의로 송치되고 검찰이 이 사건을 이례적으로 두 차례 무혐의 처분하는 과정에 검사장 출신 A 변호사 등 법조인들의 연루 여부가 드러날 수 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일부 경찰 간부가 정 대표 측에 수사 무마에 힘써주는 대가로 화장품 대리점 운영권을 요구했다가 정 대표 측에 도리어 약점을 잡혔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특히 정 대표 측이 평소 ‘관리’해 온 것으로 전해진 일부 정치권 인사에 대한 구체적 로비 단서가 발견된다면 검찰 수사는 ‘정운호 게이트’로 확대될 수도 있다.

검찰과 별도로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정 대표 전현직 변호인 간 폭로전으로 드러난 법조계 내부의 음성적 변론 행태의 진상을 조사 중이다.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해임된 최모 변호사 측은 정 대표가 1심 및 현 변호인단을 통해 재판부 로비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대표 측은 최 변호사가 정 대표 건 외에 투자자문사 I사의 사기 사건에서도 20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고 맞불을 놓았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의 경찰, 검찰단계 변호를 맡은 검사장 출신 A 변호사에 대해 “사건 변호와 관련해 무리한 변론 활동으로 검찰 내부에서 인심을 잃었다”는 뒷말까지 나온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권오혁 기자
#검찰#정운호#차명계좌#브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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