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은밀한 곳에 마약 숨겨…유통-투약자 30여 명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2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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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나 신체 은밀한 곳 등에 마약을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와 이를 판매한 일당과 투약자 30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하거나 이를 투약한 혐의로 조선족 왕모 씨(25·여) 등 17명을 구속하고 정모 씨(48)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왕 씨 등은 공항 검색대에서 마약 적발이 쉽지 않고 특히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이 비교적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쓰촨성에서 사들인 필로폰을 몸 안에 숨겨 중국 공항 출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총 4차례에 걸쳐 필로폰 약 100g을 국내에 밀반입했다. 100g은 35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왕 씨는 출국 전 중국 공항 검색대에서 휴대용 금속 탐지기만 통과하면 몸수색이 비교적 느슨하게 진행되는 점을 미리 파악했다. 왕 씨는 필로폰을 신체 은밀한 곳에 숨기거나 발바닥에 붙인 뒤 두꺼운 양말을 신는 수법으로 보안요원의 눈길을 따돌렸다. 이들은 전과 등 마약 의심 사유가 없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별다른 검색을 받지 않고 들어왔다.

인천공항에서는 마약 사범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거나 출발지, 연령대, 수화물 수 등을 분석해 선별 검사하는 ‘여행자 분석’을 활용해 마약 소지 의심자들을 걸러내고 있다. 하지만 왕 씨처럼 마약 전과가 없는 사람들이 마약을 갖고 들어올 경우 탐지견이 마약을 찾아내는 것 외에 마땅한 적발 방법이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상 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만을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렇게 국내에 반입된 필로폰은 중간판매책 5명을 통해 고속버스 수화물 택배나 퀵서비스 등에 실려 16명에게 판매됐다.

경찰은 16명의 필로폰 투약자들을 조사하다가 임모 씨(56) 등 또 다른 중간판매책 4명과 투약자 10명을 붙잡았다. 임 씨 등은 약 30g의 필로폰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동연 기자 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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