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온정 밀물… 인천 기업인 기부행렬 이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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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2016년 8명 가입
신규 회원 20015년보다 2배 이상 늘어

심재선 인천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은 “올해 다양한 자선행사를 열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지속적으로 돌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인천에서 다섯 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심재선 인천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은 “올해 다양한 자선행사를 열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을 지속적으로 돌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인천에서 다섯 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오랜 경기침체로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인천에서는 기업인들의 기부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심재선 인천아너소사이어티클럽 회장(60)은 요즘 지역 경제계 인사들을 자주 만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12월 기부와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만든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올해만 회원 8명이 새로 가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008년 9월 정석태 진성토건 회장(60)이 인천에서 첫 번째 회원이 된 뒤 박순용 인천폐차사업소 회장(62), 황규철 인천적십자사 회장(63) 등이 동참하면서 8년 만에 78명으로 늘었다. 서울(147명)과 경기(96명) 부산(87명)에 이어 인천은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회원을 보유하게 됐다.

“팔순이 넘으셨는데도 5년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이끌고 있는 조건호 회장(81)과 함께 열심히 회원 가입을 권유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조만간 80번째 회원이 나올 겁니다.”

심 회장은 회원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회원에 가입한 지역 인사도 있지만 대부분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겪은 뒤 자수성가했거나 회원으로 가입하기 전부터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남몰래 꾸준하게 도와 온 사람들이다.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사양하며 익명으로 가입한 회원도 10명이나 된다.

회원의 70% 이상은 연매출이 100억 원을 밑도는 중소기업이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들이다. 지난달 회원이 된 정진아 씨(47·여)는 남구에서 작은 국어학원을 운영한다. 면적이 80m²에 불과한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으면서도 매달 500만 원씩 1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아버지나 남편, 형의 기부가 다른 가족에게 전파되고 했다. 2014년 인천의 첫 부자(父子) 회원이 된 김광식 전 인천상공회의소 회장(75)과 아들 용일 씨(50·정광종합건설 대표)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1일에는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엔에스브이 윤은중 대표(60)와 아들 준호 씨(20)가 동시에 가입했다. 부부와 형제 회원도 10명이나 된다.

심 회장은 앞으로 인천상공회의소 임원이나 모범납세자 등을 대상으로 회원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계획이다. 또 회원들과 함께 자선행사를 열어 마련한 성금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무료 급식에 나서기로 했다. 12월까지 저소득층 가정에 생활비와 장학금, 연탄을 지원하는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청소년들에게 기부 문화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아너 소사이어티 명예의 전당’을 전국 처음으로 남동구 구월동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 회장은 “인천에 성숙한 기부 문화를 확산시켜 임기 중에 100번째 회원을 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1951년 설립된 인천의 물류기업인 공성운수㈜를 운영하는 그는 인천시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3년 운송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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