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발효 주기는 1개월, 담근 지 한달내 먹어야 제맛… ‘묵은지 신화’는 인정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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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전문가 안명자 씨가 생각하는 맛있는 김치는 어떤 김치일까.

주재료와 양념이 잘 어우러지고 간이 맞는 김치다. 그리고 가능한 한 담근 지 한 달 안에 먹는 김치다. 김치의 발효 주기는 1개월 안에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맛있는 김치를 먹기 위해서는 제철 재료를 사용해 조금씩 그때그때 담가 먹어야 한다. 그는 ‘오래 묵어 깊은 맛이 난다’고 선전하는 ‘묵은지 신화’에 대해 부정적이다. 오래되면 김치에서 군내와 잡내가 나기 때문이다.

모든 김치에 똑같은 양념이 들어가서도 안 된다. 흔히 가정에서 온갖 재료를 섞어 한 가지 김치양념을 만들어 놓고 그 양념에 배추나 무, 갓을 차례로 버무려서는 맛있는 김치가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배추김치는 배추 1kg에 고춧가루가 50g 들어가지만 갓김치에는 75g, 고들빼기김치에는 125g이 들어가야 한다. 쓴맛이 나는 고들빼기에는 설탕이 67g 들어가지만 단맛이 많은 배추에는 7g만 넣으면 된다. 그가 유산균의 생성을 막기 때문에 일반 김치에는 절대 넣지 말라고 강조하는 매실진액도 깻잎김치에는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 백김치와 깍두기에는 소량의 합성감미료를 추천한다. 설탕을 많이 넣으면 국물이 끈적끈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 양념에 과일이나 과일즙, 홍시, 다시마 육수 등도 권하지 않는다. 과일의 당도나 수분상태가 그때그때 달라 발효에 필요한 정확한 당도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많은 재료를 넣은 김치는 처음에는 쌈박한 맛을 내지만 익어가면서 재료 상호 간에 미묘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김치의 시원한 맛을 방해한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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