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자발찌 하고도 또…22년 성추행 반복한 79세 할아버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19시 11분


코멘트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설맞이 행사에서 여성 2명을 성추행한 79세 할아버지가 구속 기소됐다. 이 할아버지가 성추행을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57세였던 1994년부터 22년 동안 5차례 성추행을 저질러 12년간 옥살이를 했고 전자발찌까지 부착된 상태였는데도 노욕(老慾)을 못 이겨 또 다시 철창신세를 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올해 설인 2월 8일 서울 중구 퇴계로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맞이 행사에서 여성 2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오모 씨(79)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고 25일 밝혔다. 오 씨는 몰려든 사람들로 행사장이 혼잡한 틈을 노려 여성들에게 마수를 뻗쳤다. 2013년에 같은 방식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찬 상태였는데도 욕망을 참지 못했다.

오 씨는 중년 시절까지는 전과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왔지만 57세가 된 1994년 성범죄의 늪에 빠져들었다. 당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을 받았지만 충동을 이기지 못했다. 잇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그는 옥살이와 출소를 5번이나 반복하며 22년을 보냈다. 1997년에는 11세 소녀를 흉기로 위협한 뒤 성추행해 징역 3년, 2001년에는 하굣길 9세 여자 초등생 2명을 야산으로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을 받았다.

한동안 잠잠하던 오 씨는 2010년 “시골에서 온 할아버지인데 나를 따라오면 5000원을 주겠다”고 초등학교 근처에 있던 6, 7, 9세 소녀 3명을 대상으로 다시 본성을 드러내 3년간 옥살이를 했다. 출소 직후인 2013년 7월 충남 대천해수욕장, 같은 해 10월 충남 천안 시내에서도 여성들에게 손을 뻗쳐 2년 철창신세를 졌다. 올 설에도 출소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또 성추행을 저질렀다.

오 씨는 정신감정 결과 성 도착증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오 씨가 출소하면 바로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치료감호도 함께 청구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