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우조선 분식회계 의혹… 안진회계-産銀 문책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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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대우조선의 2015년 영업손실 5조5000억 원 가운데 2조 원가량의 손실을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며 최근 정정을 요구했다. 2015 회계연도 감사를 하던 중 대우조선의 2013∼2014년 재무제표에서 ‘오류’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딜로이트안진은 2010년부터 외부감사를 맡아 왔다. 대우조선이 손실을 축소해 회계를 분식(粉飾)했지만 딜로이트안진이 부실 감사로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털어놓은 셈이다.

작년 7월 그동안 은폐해왔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날 때까지 대우조선은 국내 조선업계 ‘빅3’ 중 유일한 흑자기업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는 4242억 원, 2014년에는 45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드러난 회계손실을 반영하면 두 해 모두 적자다. 당시 대우조선이 흑자인 줄 알고 주식을 산 개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면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회계 신뢰도 추락으로 작년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한 4조2000억 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우려가 높다.

금융당국은 회계 조작에 관여한 대우조선과 부실 감사를 한 딜로이트안진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2010년부터 대우조선을 외부감사하면서도 해마다 적정 의견을 내준 딜로이트안진이 분식 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준 것인지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 대우조선 분식회계 여부를 조사 중인 당국이 분식회계로 결론내릴 것에 대비해 딜로이트안진에서 징계수위를 낮추려고 뒤늦게 재무제표 수정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이 부실덩어리가 돼 4조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되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퇴직자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면서도 대규모 회계 부정을 감시, 감독하지 못한 데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회계#감사#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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